미군기지 이전사업 지연으로 실망에 빠져 있던 평택시에 3조92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개발플랜이 발표되자 모처럼 활기를 되찾는 모습이다. 미군기지 이전 계획으로 살던 고향을 등지고 떠났고 이전사업이 늦어지면서 미군기지 주변이 슬럼화 현상까지 빚어졌으나 이번 개발계획 발표로 지역 주민들은 "정말 반가운 소식"이라며 반기고 있다. 그동안 이 지역에선 미군기지 이전 지연에 따른 연관된 각종 개발사업이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가 확산됐고 이에따라 미군기지 이전 지연에 대한 시민들의 반발이 거세졌었다.

더구나 쌍용차 사태까지 겹치면서 지역경기가 바닥으로 내려앉자 지역민들의 절망감은 클 수밖에 없었다. 특히 이들 미군기지가 위치한 송탄 신장동 일대와 평택 팽성읍 주민들은 날이 갈수록 피폐해가는 지역 도심을 바라보며 시름에 잠겨 있었다. 정부는 당초 미군기지 이전만 받아들이면 모든 것을 다 해줄 것처럼 해놓고는 이전 지연으로 꼬리를 내리자 지역개발 계획은 물건너 간것 아니냐며 부정적 여론이 팽배했었다.

지난 15일 주한미군기지 이전에 따른 2010년 평택시 개발계획이 확정 발표되자 평택 시민들은 의구심과 실망감에서 벗어난듯 환영 일색이다. 정부가 밝힌 주요 개발사업은 1천555억원이 투입되는 주민편익시설을 비롯 284억원이 투입되는 기지주변상가 정비, 1조9천315억원이 투입되는 국제화계획지구 사업, 2천964억원이 투입되는 평택당진항 개발, 4천707억원이 투입되는 산업단지 조성 및 주차환경개선사업 외에 도시첨단산업단지 조성사업, 진위하수처리 시설 및 청정 교통수단개발사업 등으로 이들 사업이 마무리 되면 미군기지주변 지역은 확고한 도시 인프라를 구성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3조원에 이르는 예산이 순조롭게 조달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3조원의 예산 가운데 국비 지원은 2천600억원대 뿐이고 나머지 2조7천억원 가량이 지방비나 외자를 조달해야하는 실정으로 자칫 예산조달 지연으로 인한 사업지연이 우려되는 부분이다. 이곳 주민들 조차도 정부가 내놓은 평택개발계획을 환영하기는 아직 이르다며, 예산의 조기집행이 선행돼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정부는 계획만 내놓을 것이 아니라 자금조달에 대한 구체안까지 명확히 제시해 개발에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