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의장은 김형오 의장으로부터 의사봉을 넘겨받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한 반면, 문 부의장은 "미디어법이 날치기 처리되었을 때 부의장직을 버렸어야 했는데 아직까지도 국회 부의장실에 앉아있는 제 모습에 자괴감만 밀려온다"며 안타까운 속내를 털어놨다.
이 부의장은 "의사봉을 잡은 이유는 국회를 식물국회로 방치해선 안된다는 절박함과 책임정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며 "국민 여러분의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책임질 것은 반드시 책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부의장은 "저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저 개인에 대한 비난을 감수하고서라도 국회가 더 이상 국가발전에 걸림돌이 되는 것을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고민끝에 의사봉을 잡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국회를 계기로 반복되는 국회폭력은 반드시 종식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여야인사, 각계각층의 국민이 참여하는 정치문화개선특별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반면 문 부의장은 "22일 오전 '다 끝나고 봅시다'라고 말하는 김형오 국회의장의 전화를 끊고 이제 '국회부의장 문희상'은 없다고 생각했다"며 "직권상정이 임박했다는 상황보고를 듣고 국회의장 면담을 요청했지만, 그렇게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만 깨달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22일 미디어법이 날치기 처리되었을 때, 부의장직을 버렸어야 했는데, 국회의원직을 버렸어야 했는데, 정계은퇴를 했어야 했는데 아직까지도 국회 부의장실에 앉아있는 제 모습에 자괴감만 밀려온다"며 "빌붙어 방이나 지키고 있다는 개인적인 수치심이나 모욕감은 감수하더라도 국민이 주시는 녹만 축내고 있다는 송구스러움과 선택할 방법이 없다는 무기력감은 감당하기 버겁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