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오후 쌍용차 사측이 노사 당사자간 협상의 결렬을 선언하고 물리적 공장진입 의사를 밝힌 가운데 점거 파업중이던 노조원들이 도장공장에서 나와 파업 현장을 떠나고 있다.
   쌍용자동차 사태 해결의 돌파구로 기대를 모았던 노사 협상이 2일 결렬됐다.

   쌍용차 이유일.박영태 법정관리인은 이날 오전 10시 공장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나흘째 이어온 노조와의 협상 결렬을 공식 선언했다.

   이유일.박영태 관리인은 "무급휴직 290명, 영업직군 신설을 통한 영업직 전환 100명 등 해고자의 40%에 달하는 390명에 대해 고용보장안을 제시했지만 노조의 최종안은 사실상 총고용 보장만을 담고 있어 불가피하게 협상 결렬을 선언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노조의 전향적인 인식 변화없이 추가 대화는 의미가 없다"면서도 "노조가 이제라도 사태 해결의 의지가 있다면 회사가 제시한 안을 적극 수용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덧붙여 여지를 남겼다.

   사측은 이날 노조의 점거파업에 대한 공권력 투입을 거듭 촉구하고 이마저도 실행되지 않으면 남은 4천600명 임직원들이 공장 진입을 시도하겠다고 밝혀 노사간 충돌이 재연될 것으로 우려된다.

   노조는 오후 홈페이지에 올린 기자회견문에서 "사측이 '6대4'라는 비율을 일방적으로 확정짓고 항복을 강요한 행태는 '정리해고를 통한 구조조정에 성공하고 노동자를 굴복시켰다'는 '성적표'를 정부에 가져가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사는 교섭 결렬 직후 책임 공방을 벌였다.

   사측은 "노조의 최종안은 공권력 투입 시기를 지연시키려는 시간벌기식 협의라는 것을 스스로 입증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고, 노측은 "노조가 양보한 '6개월 무급휴직안'이 거의 타결에 도달했지만 사측이 말을 바꿔 50%에 한해 무급 휴직을 시행하겠다고 번복했다"고 반박했다.

   사측의 결렬 선언 직후 노측이 사측에 3일 오전 10시까지 최종적인 수정안 제시를 요구했으나 사측은 "노조의 인식 변화없이는 추가협상은 없다"고 거부했다.

   노사 교섭이 결렬되면서 점거농성을 풀고 공장을 이탈하는 노조원이 속출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35분께 노사 교섭이 결렬된 이후 오후 3시30분 현재까지 모두 47명의 농성 노조원이 도장2공장에서 이탈, 공장 밖으로 빠져나왔다.

   이는 지난달 20일 경찰과 사측이 공장 안에 진입하고 노사대화가 시작된 지난 30일까지의 이탈 노조원 28명을 넘어선 것이다.

   경찰은 노조원들의 이탈이 매시간 5∼6명씩 계속되고 있어 이탈자 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이탈 노조원은 "협상 결렬로 노조원 상당수가 동요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측은 이날 오후 도장2공장의 전기 공급을 끊고 용역 직원들을 공장 안에 배치하는 등 도장공장 진입을 위한 마지막 준비를 진행해 긴장이 고조됐다.

   사측은 그동안 전기 공급이 차단되면 생산라인에 손상을 준다는 점을 고려해 단전 조치를 유보해 왔다.

   사측은 "점거된 공장에 제공되는 전력비 등 유틸리티 비용만 매달 7억원이 발생되고 있어 회사와 협력업체 채권단의 추가적인 손실 방지를 위해 단전.단수 등은 불가피한 조치"라고 밝혔다.

   노조는 홈페이지에 긴급 전문을 올려 "낮 12시10분 사측이 전기 공급을 끊어 암흑 상태에서 살인 진압을 하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했다"며 "당장 단전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쌍용차 600여 협력업체의 모임인 협동회는 2일 쌍용차 노사의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당초 예정대로 오는 5일 법원에 조기 파산신청 요구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