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인 지난 8일 저녁 '2009 인천세계도시축전' 행사장에서 만난 한 관람객의 첫 탄성이 매우 인상 깊었다. 행사장에서 한 눈에 보이는 송도국제도시의 건설현장은 도시축전 관람객들에게 놀라움을 준것 같다. '상전벽해(桑田碧海)'란 단어가 떠오르게 하는 모습이었다.
수십층 높이의 최첨단 빌딩과 아파트, 주상복합, 호텔, 각종 국제컨퍼런스가 열리는 송도컨벤시아, 65층 동북아트레이드타워, 유비쿼터스 기술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투모로우시티, 송도센트럴파크와 그 부근에 들어서 있는 도시계획관, 아름다운 곡선으로 자태를 뽐내는 트라이볼(도시축전기념관) 등이 야간조명과 어우러져 인천송도국제도시가 특별한 도시임을 보여주었다.
그동안 인천에서 20층 이상의 건물과 야간 경관조명을 제대로 보지 못한 사람들이 휘황찬란한 송도국제도시의 건물을 보고 감탄하는 건 당연하다. 인천 구도심에서 20~30분이면 갈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 있는 송도국제도시를 처음 보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나 할까. 인천경제자유구역의 건설현장을 직접 본 사람들은 생각이 달라지는 느낌을 받았다. 인천세계도시축전이 아니었다면 송도국제도시 건설 현장을 많은 사람들이 과연 볼 수 있었겠는가.
이런 모습을 꼭 봐야 할 사람들이 있다.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장·차관들은 물론이고, 정부 부처 실무자, 연구진, 국회의원 등 인천경제자유구역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사람들은 반드시 봐야한다. 안본다고 한다면 어떻게 해서든 보여줘야 한다.
지난 7일 이명박 대통령이 인천세계도시축전 개막식에서 던진 메시지는 시대와 세계의 흐름인 것이다. 20세기가 국가 간의 경쟁이었다면 21세기는 도시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도시의 시대'라고 본 것이다. 이 대통령은 "도시의 경쟁력이 곧 국가의 경쟁력인 시대가 됐다"며 "인천은 개방과 도시경쟁에 적극 앞장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이야말로 싱가포르, 상하이, 두바이, 홍콩 등과 국제물류·금융·전시·레저관광산업의 주도권을 놓고 총탄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인천세계도시축전을 통해 '미래도시=인천'이라는 등식을 각인시킨다는 게 인천시의 목표인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내부와의 싸움 때문에 외국도시들과 경쟁할 수 없어 안타깝다. 시간이 너무 걸린다. 그 내부가 무엇인가. 복잡한 행정절차를 간소화하려고 만든 경제자유구역법은 아직도 그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복잡한 행정절차가 그대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 병원, 국제학교는 각종 국내의 형평성 문제 탓에 틀도 제대로 못 갖췄다.
정부는 아직도 집중과 선택이 아니라 다른 지역의 눈치를 보며 균형발전론에 얽매여 있고, 경제자유구역의 모델을 만들기도 전에 다른 지역에 경제자유구역을 양산해 내고야 말았다.
올해는 인천경제자유구역의 1단계 인프라가 마무리되는 해이다. 1단계 인프라를 마무리하고 2단계 목표를 설정하는 매우 중요한 해이기도 하다. 그동안 무엇을 잘못했는지, 어디에서 시간을 끌었는지, 왜 외자유치가 더딘지, 조직과 인력은 어떻게 재편성을 해야 할지 등을 고민해야 한다.
지금까지 해 온 일에 대해 보여줘야 할 사람들이 또 있다. 바로 외국의 기업인들과 언론인들이다.
인천세계도시축전에는 세계 90여개 국가가 80일간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만큼 해외 언론의 취재 열기도 뜨거워지고 있다. 일본, 중국, 홍콩, 타이완, 태국, 말레이시아, 러시아 등의 30개 언론사 기자에 이어 오는 9월11일 국내 외신 기자단을 대상으로 도시축전을 소개하는 팸투어는 매우 의미가 있다. 국내는 물론이고 전 세계에 인천경제자유구역의 개발모습을 알리는 인천세계도시축전은 시작됐다. 인천시민은 바쁜 일정에도 인천을 방문하는 관람객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보내자. 내 집의 손님처럼 정성을 다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