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인천시가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사업조정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관내 주민들의 사업조정관련 문의쇄도로 업무가 폭주한 데다 전국최초로 SSM에 대한 영업일시정지권고가 내려진 곳이어서 시의 자율조정결과에 주목하는 이들이 많은 탓이다. 전국적으로 사업조정신청건수 급증은 물론이고 대기업의 시장진출정보를 미리 파악할 수 있는 사전조사신청사례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유사한 사업조정신청 건수도 점증할 개연성이 높다. 또한 전국소상공인연합회가 대규모 유통구조 감시활동에 착수한 데다 지자체와 정부까지 소상공인 보호를 강화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만시지탄이나 다행스럽다. 그러나 이런 움직임들이 소상공인들에 어느 정도 도움을 줄지 회의가 드는데 우선 지역주민들의 반응이다. 소비자들 절대다수는 모던쇼핑에다 집값상승 프리미엄 때문에 대형마트의 추가출점을 강력히 희망하는 실정이다. 꿩 대신 닭이라고 SSM출점도 환영해 마지않는다. 오죽했으면 항간에 'OO마트도 없는 동네'라며 자조적인 문구가 회자되겠는가. 인천 홈플러스익스프레스 갈산점 인근 주민들이 출점진정을 준비중이란 소문도 들린다. 소상공인들의 상권지키기가 강화될수록 지역주민들과의 갈등은 커질 것으로 점쳐진다.
SSM규제가 동네슈퍼의 매출증가로 이어질 것이란 확신도 없다. 도처에 대형마트들이 포화상태인 데다 근래 들어 홈쇼핑과 온라인쇼핑 시장이 매년 10% 이상 급신장되면서 올해 예상매출액은 재래시장 총매출의 30%를 상회할 전망이다. SSM 출점규제는 기존 대형마트와 전자상거래 매출만 끌어올릴 공산이 크다. 값싸고 품질 좋고 세련된 상품위주의 가치소비를 추구하는 신소비층을 전통시장으로 회귀케 하는 것은 연목구어다. 사업조정신청이나 진입장벽 강화는 사회적 비용증가와 투자만 위축시킬 뿐이다.
소상공인은 근로자와 함께 국내소비의 양대 기둥이다. 그런데 근자 들어 소상공인들이 해마다 수십만명씩 무너지는 등 기둥이 뿌리 째 흔들리고 있다. 내수가 도통 살아나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소상공인들의 몰락이 가속될수록 유통대기업들의 수명도 단축된다. 상생의 당위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어른이 아이 과자 뺏어먹는 형국이어서 모양새도 좋지 못하다. 호랑이는 굶어도 풀은 먹지 않는다고 했다. 대기업 스스로 골목시장 진출을 철회하는 의연함을 기대한다.
대기업 스스로 골목진출 철회해야
입력 2009-08-0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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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1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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