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이틀 새 2명의 신종인플루엔자(신종플루) 환자가 사망한 데 대해 전문가들은 크게 동요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신종플루 발생 때부터 사망자 발생이 예견된 데다 외국의 사망사례에 비춰 아직 사망률이 높지 않다는 이유에서이다. 다만 지금처럼 감염 예방에 주력하면서 국가차원에서 수행해온 방역시스템은 최대한 가동하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박승철 국가신종인플루엔자대책위원회 위원장(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은 "남미나 미국, 유럽 등지의 신종플루 발생 사례에 비춰볼 때 우리나라에서도 환자 수가 2천명을 넘은 시점에서 언제 사망자가 나오느냐는 시기의 문제였다"면서 "지금에 와서 신종플루가 갑자기 위협적이 된 것처럼 받아들이기 보다는 당연한 수순으로 여기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개인 차원에서는 신종플루 감염 예방수칙을 좀 더 철저히 지켜 생활하고, 국가 차원에서는 지금까지 수행해 온 방역시스템을 최대한 가동하는 게 필요하다고 박 교수는 덧붙였다.

   하지만, 그는 신종플루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해서 지금 당장 국가 방역체계를 바꿀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그는 사망자들의 사망원인에 대해서는 "2명의 신종플루 사망자 모두 폐렴 합병증이 도화선이 됐을 가능성이 크지만 모든 신종플루 환자에게서 폐렴 합병증이 악화되는 것은 아닌 만큼 (사망자들에게) 다른 만성 질환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면밀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성한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박 위원장과 비슷한 의견을 피력했다.

   김 교수는 "지금까지 전 세계 신종플루 감염자의 사망률이 0.3%로 보고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2천여명의 환자 중 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해서 상황이 악화된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특히 외국의 경우 만성질환이 없는 젊은 층에서 사망자가 발생했지만, 국내 사망자는 모두 55세 이상의 고령층에 속하는 점은 주목할만한 부분"이라며 "현재까지 국내 신종플루 감염자가 젊은 연령에서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젊은 층 사망자가 없는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폭염이 계속되는 여름철에 신종플루 감염자가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사망자까지 발생한 점은 가을철 대유행이 의심되는 시점에서 우려스러운 대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몇가지 점에서는 대유행의 특징을 보이는 게 사실이지만 이제 신종플루 예방 백신이 개발돼 양산단계에 돌입하고 있고, 치료제도 상당히 효과를 보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일반인들이 이번 사망 사례로 공포심을 느낄만한 수준은 아니다"라며 "특별한 변종만 출현하지 않는다면 가을철 예방백신 공급 여부에 따라 대유행이 판가름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