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5일부터 이틀간 신종플루로 인한 사망자가 연이어 발생, 정부당국이 임산부, 학생 등 신종인플루엔자A(H1N1)에 대한 국민 행동요령을 발표한 가운데 16일 인천국제공항에서 검역관들이 입국한 여행객 등을 대상으로 발열감시를 하고 있다.

   지난 15일에 이어 하루 만에 또다시 신종플루 감염자가 사망한 가운데 두 사례 모두 질병의 초기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두 환자 모두 증상이 발생한 후 1주일이 지나서야 항바이러스제가 투여됐기 때문이다.

   ◇초기에 적절한 치료 놓쳐 = 수도권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16일 사망한 63세 여성은 지난달 24일 처음 발열과 기침 등의 증상이 생겼으나 처음 병원을 찾은 것은 호흡곤란이 심해진 지난달 29일이었다. 치료가 중요한 초기 5일을 고스란히 놓친 것이다.

   앞서 15일 사망한 56세 남성은 증세가 나타난 첫 날인 8일 보건소를 찾았지만, 검사와 치료를 받지 못했다. 이 환자는 동네의원과 인근 병원을 거쳐 대학병원을 찾는 동안 신종인플루엔자를 의심하지 않아 이미 증세가 악화된 이후에야 항바이러스제가 투여됐다.

    특히 의료기관에서 치료가 시작된 이후에도 항바이러스제가 조기에 투여되지 않았던 점은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항바이러스제는 질병 초기에 투여해야 효과적이다.

   물론 합병증의 병세가 급격히 악화돼 입원치료 초기에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했더라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의료기관이 폐렴이나 급성호흡곤란 치료에 집중하다 뒤늦게 신종플루 가능성을 인식한 점은 신종플루 대응의 '허점'으로 부분으로 지적됐다.

   지역사회 감염이 지속되는 가운데 65세 미만의 폐렴환자에 대해 각별히 주의를 기울이도록 한 보건당국의 '인플루엔자 진단·치료 지침'이 일선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음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개인도 호흡기 증상 무시하지 말아야 = 이에 따라 각 의료기관에서는 폐렴이나 급성호흡곤란증후군 환자에 대해 신종인플루엔자 가능성을 확인하고 조기에 항바이러스제를 투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게 보건당국의 설명이다.

   각 개인도 평소 때와 달리 호흡기증상에 대해 가볍게 여기지 말고 보건소나 의료기관을 방문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증세를 참다 병세가 급격히 악화돼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단순 상기도감염(감기)의 경우 해열진통제와 기침약 등 간단한 약물을 투여하면 하루 이틀 만에 증세가 호전된다. 하지만 이후에도 증세가 도리어 악화된다면 단순 상기도감염이 아니라 인플루엔자일 수 있으므로 보건소를 찾아 상담을 받도록 하라고 보건당국은 조언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지역사회 감염이 계속되는 만큼 해외에 다녀오지 않은 건강한 사람도 누구나 신종인플루엔자에 감염될 수 있다"며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발열이나 기침 등 호흡기감염 증세가 있으면 병의원을 찾아 조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