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분당 백궁·정자 지구 쇼핑부지 용도변경 특혜 의혹사건과 관련, 토지
공사와 H개발, 성남시와의 유착 가능성이 점점 짙어지고 있다. 사건의 핵심
인 ‘용도변경’과 관련, 3자간에 얽히고 설킨 세가지 의혹이 추가로 드러
났기 때문이다.
◇ 왜 용도변경 추진 숨겼나? = 토지공사는 문제의 쇼핑부지(3만9000평)를
H개발에 팔기 직전 이미 용도변경을 추진한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지금까
지 토공(토공)측은 공식적으로 “용도변경을 성남시에 처음 제안한 것은 99
년 10월 7일”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본지가 입수한 감사원의 성남시 감사 일지(2000년 1월)에 따르면,
토공은 이보다 6개월 전인 99년 4월 22일 성남시에 용도변경 추진을 제안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부터 불과 1개월 뒤 쇼핑부지는 H개발에 매각돼
토공·H개발간 ‘사전 밀약’ 가능성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토공은 “시점이 틀린 것은 착오”라고 답변했다.
◇ 왜 군인공제회가 아닌 H개발인가? = 토공이 99년 4월 용도변경을 처음
추진할 때 쇼핑부지 매수희망자는 H개발이 아니라 군인공제회였다. 당시 양
측 교섭은 상당히 진척돼 4월 13일=공제회측이 부지 용도변경 등 문의 4월
22일=매매예약체결 4월 29일=토공, 공제회측의 구매조건을 수용키로 내부결
재까지 얻은 상태였다.
그러나 토공은 돌연 5월 24일 H개발 대표 A씨, N건설 사장 K씨에게 쇼핑부
지를 팔아치웠다. 매각사실은 이틀 뒤인 5월 26일 군인공제회에 통보됐다.
갑자기 매입자를 바꿔치기한 사실에 대해 토공은 “5월 21일 공제회가 ‘개
발과정에서 차질이 생길 경우 계약을 해제하고 대토를 해달라’는 조건을
추가로 요구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정부기관이 시가 수천억원 짜리
땅을 파는데 하루아침에 매입자를 바꿀 수 있는가.
◇ 왜 성남시에 땅을 싸게 팔았는가? =토공이 쇼핑부지에 대한 용도변경(상
업용지 주상복합용지) 논의를 성남시에 처음 제의했을 때(4월 22일) 토의주
제는 인근 백현유원지 및 백궁역 주변 토지 11만1729평을 성남시에 매각하
는 문제였다. 그때 양측은 ‘끼워넣기’식으로 용도변경 문제를 논의했고 6
월부터 성남시는 긍정적 의사를 나타냈다. 결국 이듬해(2000년) 4월 용도변
경이 확정됐다.
주목할 점은 그때 토공이 백현유원지 등 주변 토지 11만여평을 당시 감정가
보다 무려 30~50% 싸게 성남시에 팔아 넘겼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토공은
644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토공이 H건설 쇼핑부지를 위
한 용도변경 대가로 대신 성남시에 이득(백현유원지 등 저가 매매)을 준 것
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쇼핑부지 매각 관련 토공의 입장 변화
98년12월9일 포스코개발, 쇼핑부지 계약해제
99년4월22일 군인공제회, 토공에 쇼핑부지 매매예약체결 요청
99년 4월22일 토공, 성남시에 쇼핑부지 용도변경 추진 제안
99년4월29일 토공, 공제회 조건 수용키로 내부결재
99년5월21일 공제회, 토공에 사업 차질시 계약해제 및 대토요구
99년5월24일 토공, H개발 A씨-N건설 K회장과 쇼핑부지 매매계약
99년5월26일 토공, 공제회에 쇼핑부지 팔렸음을 뒤늦게 통보
99년10월7일 성남시, 토공에 쇼핑부지 용도변경 추진 입장 통보
99년10월12일 성남시, 토공으로부터 백현유원지 1차 매입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