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부천/안영환기자]종합 스포츠 레저시설인 부천 타이거월드가 경영난으로 부동산 공매 절차에 들어가면서 지역 관련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업계는 공매가 자금난과 함께 시행사와 지급보증사간 경영권 분쟁과 깊은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파장을 우려하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자산신탁은 타이거월드의 하나은행 프로젝트 파이낸싱 (PF) 대출금 700억원을 회수하지 못함에 따라 부동산 공매 절차를 밟고 있다 .

타이거월드 시행사인 이도랜드(주)는 하나은행의 대출금을 갚지 못한데다 시공사이자 PF 지급 연대 보증사인 K건설마저 대출금 만기 지급 보증 연장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1, 2차 공매는 유찰됐고, 입찰금액이 2천58억원과 1천852억원인 3, 4차 입찰이 남아 있다.

그러나 관련 업계는 경영권 확보를 위해 시공사 소유 그룹에서 낙찰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행사는 K건설측이 낙찰할 경우 유치권 행사 등 법정 소송도 들어갈 것으로 알려져 부동산 소유자와 사업권이 이원화되는 등 파행 운영도 예상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타이거월드 이용자의 60~70% 이상이 부천·인천지역 주민들인데다 지역사회와 함께 추진하는 사업이 많아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지역경제에 나쁜 영향은 물론 이용자들의 피해도 우려된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타이거월드가 파행을 겪을 경우 그 피해의 상당 부분을 지역 주민들이 떠안게 될 것 같다" 며 "경영권 싸움도 중요하지만 불황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 경제계에 '타이거월드 불똥'이 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타이거월드는 1천만원 내외의 고가 회원권 소지자와 일반 회원이 많은데다 부천시와 연대해 체육·문화·사회 프로그램을 운영중에 있다.

시행사 관계자는 "시공사는 기업구조조정 협약에 가입한 부실 기업인데도 채무 변제 유예 제도를 악용해 타이거월드의 경영권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며 "경영 여건이 매년 좋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출 상환금 만기 지급 연장을 해주지 않는 것은 불손한 의도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시공사측은 공매는 이도랜드측이 수차례 상환 만기 기일을 지키지 않아 발생한 법적 절차일 뿐 경영권 확보와는 무관하다고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타이거월드는 지난 2007년 7월 2천300여억원을 들여 워터파크와 실내스키장·골프연습장·상가 등을 보유한 신개념 종합스포츠 레저시설로 개장했으나 사업 초기 1천억원의 대출금을 기존 상가 분양자의 반환금에 쓰는 바람에 경영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관련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