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전상천·김창훈기자]최근 성남·하남 등 경기도내 곳곳에서 자율통합이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관련 법 등 제도적인 정비가 되지않은 상황에서 지자체들이 행정구역 통합을 일방 추진하면서 주민들간 의견 갈등은 물론 물리적 충돌까지 빚어지는 상황이다. 정치적 계산을 염두에 둔 지자체간 엇갈린 이해관계로 '新지역주의'를 촉발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행정안전부는 통합 지자체에 대한 인센티브 방안을 공개하는 등 지역여론만 분열시키고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지자체간 갈등…新지역주의 급부상'=국회 지방행정체제 개편 특위에선 한나라당 허태열·권경석 의원안과 민주당 박기춘 의원안 등 5개안이 제출돼 논의가 진행중이다.
하지만 경기도 등 광역지자체 폐지 여부나 방식, 광역시·도에 흡수통합, 서울시 폐지 등에 대해 상반된 의견을 보이고 있어 합의에 도달하기까진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하다.
학계에서도 현행 광역지자체인 도와 시·군 체계를 유지하되 시·군간 통합으로 기초자치단체를 광역화하는 개편안 등이 거론되고 있을 뿐 현재까지 시·군 통합 등을 위한 지방행정체제 개편 관련 법령 등 제도적인 정비가 되지않은 상황이다.
때문에 행정구역 자율통합이 선언된 각 지자체와 주민들마다 '오는 2014년 이전까지 통합된다'는 등의 불명확한 근거를 내세우거나 내년 2010년 지방선거에서 재선을 노리는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다는 등의 의견이 정면 충돌하면서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게다가 통합을 추진하는 지자체장에 동조 혹은 반대하는 단체들이 캠페인전에 나서면서 지역 곳곳에서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이들 찬·반단체들은 특정지역을 기반으로 자신들의 정치경제적 이해 관계를 통합 논의에 반영시키기 위해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다.
특히 시·군 등의 자율통합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적 이벤트라는 의견까지 제시되면서 지역간 갈등이 수면위로 떠오르는 등 도내 전역이 '新지역주의'로 몸살을 앓고 있다.
■'실현 불가능한 광역시 승격'=공식적으로 '광역시'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행정구역 통합 추진의 이면에는 '광역시 승격'이란 목표가 숨어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광역시가 되면 행·재정적으로 경기도에서 완벽하게 독립할 수 있고, 단체장과 지방의회 역시 한 단계 지위가 올라가게 된다.
하지만 현 제도 아래서는 광역시 승격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지방자치법에 광역시의 조건으로 '인구 100만명 이상'이 규정돼 있지만 구체적인 승격 기준은 전혀 없다.
결국 인구 100만명 이상인 시를 광역시로 만들어주는 것은 정치적인 논리이고, 이는 그동안의 광역시 승격때도 마찬가지였다.
인구 100만명을 돌파한 수원시가 두 차례나 광역시 승격을 추진했지만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여기에 행정안전부가 추진하고 있는 행정구역 통합 역시 광역시가 아닌 '통합시'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광역시의 꿈'은 멀어질 가능성이 크다.
■'행안부, 국론분열 조장'=정부 및 국회는 행정구역 통합을 위한 기준이나 대상, 인센티브 등에 대한 조속한 논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법률안을 우선 확정해야만 한다.
하지만 행안부와 일부 지자체장들은 오히려 주민들의 의견을 배제한 채 일방적으로 추진, 주민간의 분열 및 갈등을 부채질하고 있다.
성남의 한나라당 의원들이 통합에는 찬성하나 의견 수렴에 나설 것을 촉구하거나 구리시 범시민대책위 등이 행정체제 통합에 공식 반발,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지역여론 혼란의 원인이 되고 있다.
하지만 행안부는 이같은 분열 양상 등 부작용은 아랑곳하지 않은채 성남·하남 통합시 10년간 2천억원의 편익이 발생할 것이라고 발표하고 나서는 등 통합만 부채질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통합을 추진하는 시들은 광역시 승격을 노리겠지만 기존의 광역시들이 다시 도와 합치려는 추세에다 행안부 역시 광역시는 고려하지 않고 있어 광역시 승격은 빛좋은 개살구격"이라며 "특히 제도적 정비가 선행되지 않은채 무분별하게 추진하는 시·군통합은 혼란만 야기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준비안된 추진 新지역주의 '고개'
지자체 행정구역 통합 논란… 서울시 폐지·광역시 道흡수등 의견차…
입력 2009-08-2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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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2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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