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양평/이강범·갈태웅기자]고(故) 최진실씨 유골함 절도사건 용의자가 경찰에 검거됐다. 사건발생 21일, 공개수배 5일만이다. 경찰은 최씨 유골을 회수해 유족들에게 돌려줬다. 양평경찰서는 26일 "용의자 박모(40)씨를 대구 자택에서 검거해 범행 일체를 자백받고 범행 동기와 경위를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싱크대 설비업자인 박씨가 "최진실이 꿈에 나타나 이장해 달라고 했다"는 등 횡설수설하고 있어 정신감정을 검토하는 한편 박씨에 대해 특수절도 및 사체 등의 영득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 26일 오전 고(故) 최진실씨 유골함 절도 용의자가 검거된 가운데 양평경찰서에서 도난당했던 최진실씨 유골을 돌려받은 최씨 어머니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 범행 과정 = 박씨는 지난 4월 중순과 8월1일, 2일 등 3차례 양평군 양수리 갑산공원에 있는 최씨 납골묘를 사전답사한 뒤 4일 오후 9시55분에서 10시58분 사이 묘에 접근해 손망치로 분묘를 깨고 유골함을 훔쳤다. 이어 5일 오전 3시36분께 묘역에 나타나 물걸레로 묘분을 닦아 증거를 없앤뒤 포터트럭을 이용해 양평~속초~울진~대구로 우회해 달아났다. 이후 대구에 줄곧 머문 박씨는 최씨 이름이 새겨진 유골함을 깨뜨려 대구 앞산공원 야산에 묻고, 싱크대 제작용 목재로 만든 유골함에 유골을 넣어 방안에 보관했다.

■ 범행동기 = 박씨는 경찰에서 "작년 11월 신이 내렸다. 최진실이 계속 '납골묘가 답답해서 못 있겠다. 흙으로 된 묘로 이장해 달라'고 했다", "전생에 부부였고 다음 생에도 부부여서 떨어질 수 없는 사이"라는 등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박씨가 정신병력이나 관련 치료 경력은 없으나 횡설수설해 필요하면 정신감정을 의뢰할 방침이다.이와함께 공범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중이다.

■ 검거 경위 = CCTV에 찍힌 용의자를 공개한 경찰은 지난 24일 대구에서 한 시민으로부터 제보를 받고 양평에 연고지가 없는 박씨가 범행을 전후해 양평에서 8차례 휴대전화를 사용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이어 범행에 이용한 포터트럭이 범행 후인 5일 새벽 양평군 봉상경찰검문소를 지나고 홍천 관내를 통과하는 CCTV를 확보, 25일 오후 11시10분 대구 자택에서 박씨를 검거해 손망치 등 증거물을 압수한 뒤 범행을 자백받고 유골을 회수했다.

■ 특수절도죄 적용 가능한가=경찰은 박씨에 대해 사체 등의 영득과 특수절도혐의로 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형법 제161조(사체 등의 영득)는 '사체·유골·유발 또는 관내에 장치한 물건을 손괴·유기·은닉 또는 영득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 법 적용에 무리가 없다. 그러나 '야간에 문호 또는 장벽 기타 건조물의 일부를 손괴하고 침입해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경우 적용하는 특수절도죄는 유골을 재물로 간주할 수 있느냐는 부분에서 논란이 예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