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김대현·문성호기자]체험학습과 운동회 등 2학기 학사 일정을 편성하고 있는 일선 학교들이 신종플루 확산으로 학부모들과 마찰을 빚는 등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7일 "학생 건강과 안전을 위해 각급 학교의 가을 수학여행이나 소풍·운동회 등 단체행사를 가급적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도교육청도 지난 24일 도내 일선학교에 학사일정 조정 등 같은 내용의 지침을 전달했다.

그러나 학교마다 연초에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체험학습과 운동회·축제 등의 일정을 잡아놓은 상태로 일정 변경을 위해서는 또다시 학운위 심의과정을 거쳐야 하는데다 일부 학교의 경우 수학여행 일정에 맞춰 이미 여행사 또는 현지 숙소·식당 등과의 계약이 완료돼 취소 또는 연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따라 수학여행 등 일정을 강행키로 한 일부 학교의 학부모들이 취소를 요구하며 반발하는가 하면 도교육청에 일정을 취소시켜 달라는 항의성 민원을 잇따라 제기하고 있다.

9월 중순께 2박3일간 4학년 학생들의 체험학습 일정을 예정했던 안산 상록구 A초교의 경우 학교측이 일정을 강행키로 하자 수십여명의 학부모들이 단체로 몰려와 '취소해 달라'며 항의, 마찰을 빚었다. 또 상당수 학부모들은 학교측이 예정대로 체험학습을 강행할 경우 아이를 보내지 않겠다고 통보, 일정 진행이 어려운 상황이다.

신종플루 확진 학생이 발생해 초등학교로는 도내 최초로 1주일간 휴교를 결정한 평택 B초교도 학부모들의 우려성 전화가 쇄도하자 9월말 예정된 운동회와 체험학습 일정을 전면 취소했으며, 수원 C고교도 9월 중순으로 예정했던 학교축제를 학생들의 동의를 얻어 취소할 예정이다.

수원의 한 고교 관계자는 "학부모들의 성화에 단체 일정은 무조건 취소하는 분위기"라며 "학생들의 건강이 최우선이기는 하지만 학창시절의 큰 추억을 빼앗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도 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