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사교육 없는 학교'로 지정된 경기도내 한 고교가 사교육을 강행해 교사 및 학생, 학부모 등의 반발을 사는 등 물의를 빚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사교육 근절 차원에서 각급 학교를 대상으로 '사교육 없는 학교'를 지정하고 교원인센티브와 보조강사 채용, 교육시설 확충과 교육 프로그램 개발 등 공교육 강화를 위해 일정액의 국비를 지원하고 있다. 한 예로 용인의 모 고등학교는 7월에 '사교육 없는 학교'로 지정되면서 지원받은 국비 1억3천만원으로 사설학원 강사를 초빙, 지난달 28일부터 영어와 수학의 방과후 교실을 편성하고 1~2학년 학생들로 하여금 수강토록 했다. 그러나 수강률이 저조하자 정규수업시간에 학원강사들의 프로필과 강의관련 홍보동영상을 강제로 시청하게 했던 것이다. 학생들의 실력을 배양하고자 하는 학교당국의 충정은 충분히 이해되나 청소년을 바른 길로 선도해야 할 공교육기관의 자세는 아니다. 또한 정부와 도민을 기만했다는 점에서 비판받아 마땅하다.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이런 사례는 또 있다. 지난 6월 경기도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개최한 제2회 경기국제보트쇼의 성과가 지나치게 부풀려졌다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 도는 당초 관람객 40만명 유치를 공언했으나 실제 관람객수는 23만명에 불과한 데다 이 수치마저 중복계산 등으로 부풀렸을 뿐만 아니라 수출액과 현장판매실적도 상당수가 허수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구색을 갖추기 위해 함량미달의 외국업체들을 다수 초청하는 등 예산만 낭비한 꼴이 되고 말았다. 어디 이뿐인가. 경기도는 지난달 26일에 줄기세포 논문조작 혐의로 징역 4년이 구형된 황우석 박사와 형질전환 복제돼지 생산에 관한 공동연구를 진행하기로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그동안 중단했던 장기바이오연구센터 건립 재개 의사도 내비쳤다.
수도권규제 등으로 갈수록 경제가 활력을 잃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경기도의 절박한 심정은 납득된다. 새로운 일자리 창출차원에서 부가가치가 큰 신성장동력 발굴노력도 게을리 할 수 없다. 그렇다고 혈세를 낭비하면서까지 실적을 부풀리고 학자적 양심마저 저버린 죄인에게까지 도움을 청해야 하나. 백번 양보해도 이건 아니다 싶다. 1천만 도민을 바른 길로 향도해야 할 경기도와 공교육기관의 일탈행위는 비난받아 마땅할 것이다.
실망스런 경기도와 교육기관 행태
입력 2009-09-0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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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07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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