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연천/오연근·최재훈·추성남기자]북한측의 예고없는 댐 방류와 한국수자원공사(이하 수자공) 등의 임진강 수위 관리 소홀 등이 결국 큰 인명 피해로 이어졌다.

6일 6명이 실종되는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은 수위 자동관측시설을 구비해 놓고도 재난방재 매뉴얼대로 대피 상황을 전파하지 않은 수자공의 책임이 크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연천군과 소방서 등에 따르면 남방한계선 필승교에 있는 임진강 수위 자동경보시스템은 통상 2.40m 가량의 수위를 유지하다 3m로 수위가 상승하면 수자공으로 상황을 자동통보하게 돼있다.

수자공은 수위 변화 추이를 상시 모니터링하다 위험 수위가 되면 연천군에 비상상황을 통보하고, 연천군은 인근 주민과 야영객들에게 문자메시지나 라디오 정보방송으로 재난 상황을 알려 대피토록 하고 있다.

이날 사고지점 상류에 있는 필승교 수위는 오전 1시부터 상승하기 시작해 오전 3시 3.08m, 오전 4시 4.11m로 높아졌으며, 6시10분 4.69m로 최고 수위를 기록한 뒤 서서히 낮아졌다.

수위가 3m를 초과한 시각은 오전 3시께인데도 수자공은 오전 5시45분이 돼서야 수위 상승 상황을 연천군에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재난방재 시스템 매뉴얼대로였다면 오전 3시께 수위 상승 상황을 접수한 수자공이 연천군측에 상황을 통보, 비상대피를 끝내기까지 넉넉한 시간이었다.

오히려 재난상황을 처음 접수한 기관은 연천소방서로, 오전 5시15분께 주민들의 신고를 받고 5시 40분께부터 구조작업을 시작했다. 이후 재난 신고가 접수된 지 50여분이 지난 오전 6시7분이 돼서야 임진강 현장에 재난대피 방송이 실시됐다. 이 때는 이미 야영객 대부분이 현장에서 빠져 나간 이후였다.

취재가 시작되자 수자공측은 급히 해명자료를 내고 "무인자동경보시스템이 수위 상승 당시 일시적 이상을 일으킨 것으로 판명됐다"며 "이상 원인에 대해 진상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수자공은 "이날 오후 6시 현재 시스템은 정상 운영되고 있다"면서도 수위 3m 초과 상황을 접수한 시점에 대해선 언급을 회피하고 있어 시스템 오류라는 해명에 의혹이 일고 있다.

한편, 임진강 유역 어민들은 북한이 매년 예고없이 댐 방류를 해 어구 유실 등 피해를 보고 있지만 정부와 지자체들이 뚜렷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화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