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진강 실종자 수색 이틀째인 7일 실종자 3명이 결국 숨진 채 발견되자 시신이 안치된 연천보건의료원 장례식장에서 한 유가족이 오열하고 있다. /오연근기자 oyk@kyeongin.com
[경인일보=연천/오연근기자]임진강 실종사고는 임진강 수위관리를 맡고 있는 수자원공사의 안일한 경보시스템 운용(경인일보 9월7일자 19면보도)과 군과 지자체의 미협조 등으로 그 피해가 커진 것으로 드러났다.

임진강 수난사고를 조사중인 연천경찰서는 지난 6일 오전 3시 경보작동 수위가 3m를 넘었는데도 수자공의 경보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은 이유 등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은 경보시스템이 고장난 시점과 원인, 고장을 방치했는지 등을 조사해 관련자들의 과실이 드러날 경우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할 방침이다.

경찰에 따르면 수자공은 사고 당일 오전 6시께에야 연천군으로부터 물이 불었다는 연락을 받은뒤 자동안내방송 프로그램(경보시스템) 운영 위탁을 맡은 업체에 전화를 걸어 오전 7시께 대피방송을 내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초동조치를 담당, 각 유관기관에 연락해야 할 수자공과 관련기관들의 업무 입장이 뒤바뀐 셈이다.

군부대와의 엇갈린 업무 협조도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가장 먼저 임진강 수위 관측이 가능한 필승교 관할 군부대가 빠른 조치만 취했어도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필승교 수위가 4m를 넘어선 오전 4시께 물이 불어난 사실을 파악한 군이 연천군에 비상연락을 취했더라면 인명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는 것.

특히 지난 2007년 연천군이 필승교에 수위를 관측할 수 있는 CCTV설치 협의를 요청했을 당시 군이 보안상 이유로 설치 동의를 해주지 않은 것도 아쉬움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편 이날 실종자 수색에 나선 연천수난사고현장지휘본부는 연천군 군남면 진상리 임진교 부근 사고지점에서 5㎞ 떨어진 삼화교 하류에서 아들(12)을 살리고 자신은 힘이 빠져 실종된 서강일(40)씨의 시신과 김대근(40)·이경주(38)씨의 시신을 차례로 인양했다.

지휘본부는 현재 실종된 이두현(40·고양시 일산동구 풍동)·백창현(39·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씨와 이용택(9·고양시 덕양구 고양동)군에 대한 수색작업을 계속 진행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