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김명래기자]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인천지역 자전거 전용도로 건설 사업을 점수로 매기자면 몇 점이나 될까. 공사가 끝나고 한 달 가량 지난 자전거 전용도로, 인천시청에서 송도국제도시 투모로우시티 구간(14㎞)을 자전거를 타고 직접 달려봤다. 기자의 느낌으로는 100점 만점에 80점은 줄 만했다. 일단 합격점인 셈이다. 그러나 몇 가지 개선해야 할 점도 눈에 들어왔다. ┃관련기사 3면

8일 오후 2시, 시청 앞 미래광장에서 자전거를 타고 출발해 중앙공원길로 방향을 틀었다. 중앙공원길 자전거도로는 왕복 2차선으로 돼 있다. 인천터미널 방향으로 가는 자전거는 점선 우측 자전거도로를 이용해야 마주오는 자전거와 부딪히지 않는다. 그러나 체험 행사 참가자 대부분은 우측통행 원칙을 지키지 않고 속도를 내 내리막길을 달렸다. 우측통행을 알리는 표지판이 눈에 띄는 곳에 설치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자전거도로 바닥이 울퉁불퉁해 사고 위험이 있는 구간도 있었다. 선학역사거리 택시승강장 부근에는 도로가 움푹 파여 물이 고여 있었다. 원인재길(연화사거리~소금밭사거리) 자전거도로는 평평하지 않고 요철이 많았다. 이 구간 자전거도로는 차도와의 경계석이 없고 폭이 좁아 요철을 지나치다가 넘어지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다른 곳보다 높았다.

연수구 동춘동(동막역사거리)에서 송도국제도시를 잇는 구간에는 자전거도로가 아직 없다. 송도1교를 건널 때는 다른 쪽의 보도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 6~8월 인천시는 차로 폭을 줄여 그 자리에 자전거 전용도로를 만들었는데, 교통체증이 심해졌다는 민원이 시와 경찰청에 빗발쳤다. 반면 평소 자전거를 즐겨 타는 시민들은 생활권역에서 자전거 이용이 편리해졌다며 반겼다.

사업 시작부터 찬반 논란이 거세게 일었던 자전거도로를 이날 연수구민과 각 군·구 자전거도로 담당 공무원 등 100여 명이 직접 체험하는 모니터링에 나섰다.

인천시청에서 투모로우시티까지 가는 데 한 시간이 걸렸다. 건강을 생각하고 환경재앙을 막아낼 수 있다는 사명감이라면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일 수 있겠다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