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왕정식·최해민기자]브루셀라병 검사증명서 없이 기립불능 소를 도축, 시중에 유통시킨 죄로 1심에서 '천인공노할 죄'(경인일보 6월12일자 22면보도)로 규정돼 중형이 선고됐던 피고인들에게 일부 무죄가 선고됐다.

수원지법 형사2부(재판장·문준필 부장판사)는 브루셀라병 검사를 받지않은 '주저앉는 소'를 도축, 유통시킨 혐의(축산물가공처리법 위반, 공문서부정행사)로 1심에서 징역1년6월~1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축산업자 김모(46)·임모(47)씨와 도축업자 김모(49)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각각 징역 8월~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브루셀라병 검사증명서 없이 도축된 사실만으로 병원성미생물에 '오염'됐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축산물가공처리법 위반죄는 무죄"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현행 축산물법은 병원성미생물에 의해 오염됐거나 우려가 있는 축산물은 판매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면서 "이 법이 규정한 '오염'과 '우려'는 죄형법정주의에 따라 엄격하게 해석해야 하며 '오염'과 '우려'는 동일하게 볼 수 있을 정도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전제했다.

재판부는 이어 "현 농림부 고시는 기립불능소의 도축을 허용하고 있고, 브루셀라균의 경우도 열에 약해 국립수의과학검역원고시에 의해 식육이 가능하며 도축 후에도 해체검사 후 유통하고 있다"면서 "단지 브루셀라병 검사증명서 없이 도축했다는 사실만으로 오염과 동일하게 볼 수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따라서 '오염될 우려가 있는' 축산물을 판매 목적으로 처리했다는 공소 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어 무죄"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피고인들이 다른 소에게 발행된 검사증명서를 도축 당시 제출한 점에 대해 공문서 부정행사죄를 유죄로 인정, 원심의 형을 일부 감경하고 집행을 유예했다.

한편 1심 재판부는 지난 6월 피고인들에게 "공소사실이 유죄가 인정되며 광우병 파동으로 불안해하고 있는 국민의 먹을거리를 놓고 '천인공노'할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엄히 처벌함이 마땅하다"며 실형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