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안양·군포·의왕·과천/박석희·윤덕흥·이석철기자]이필운 안양시장이 기자회견을 갖고 안양·군포·의왕·과천 등 4개 시의 통합을 공식 제안하는 등 안양권 행정구역 개편 논의가 본격화됐다. 하지만 각 자치단체가 각기 다른 의견을 갖고 있어 통합의 현실화는 쉽지 않은 전망이다.

이 시장은 14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4개 시는 1988년부터 택시 영업구역과 개인택시 면허권을 통합운영하고 있으며, 지역신문사의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대다수 시민이 통합에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각 자치단체에 통합을 제안했다.

이 시장은 "기득권 상실에 대한 우려, 소지역주의 등으로 인해 글로벌 경쟁시대에 도시경쟁력을 갖출 절호의 기회를 상실한다면 2세들에게 엄청난 과오를 저지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적극적인 통합을 주장했다.

이어 "행정안전부의 자율통합 건의시한이 이달 말까지로 원만한 합의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과 함께 4개 지역 지자체장이 분명한 입장을 밝힐 때이며, 3개 시가 반대하더라도 독자적으로 통합을 건의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여인국 과천시장은 지난달 27일 '4개 시 행정구역 통합추진 안양시준비위원회'가 통합을 제안하자, "과천시는 생활권과 지역문화, 정체성 등을 따져 보더라도 안양권과는 전혀 다르다"며 반대했다. 여 시장은 "그 동안 과천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시민 대다수가 안양시는 물론 서울 서초구 등 여느 지자체와도 통합을 원하지 않고 있다"며 "통합구역에서 과천시를 제외해 달라"고 강조했다.

또 노재영 군포시장은 "일부 찬성 의견이 있지만, 법률적으로 정리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본다"며 "찬반 의견 제출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노 시장은 "안양시가 더 개발할 곳이 없으니까 영역을 확장하려는 것 아니냐"며 "군포시가 통합으로 얻을 실익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형구 의왕시장은 "통합에 따른 '핑크빛'과 '먹구름'을 함께 시민들에게 설명하고 판단하도록 해야 한다"며 "시장이나 몇몇 공무원이 추진할 수 있는 성질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사견이지만 안양이 꽉 차니까 의왕을 접수하려는 것 아니냐"며 "통합될 경우 외곽의 의왕시에는 장사시설이나 야적장 등이 들어설 것으로 보여 쉽게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편 안양은 면적 58.52㎢에 인구 61만7천명, 군포는 36.36㎢에 27만6천명, 의왕은 53.99㎢에 13만7천명, 과천은 35.86㎢에 7만1천명으로 통합될 경우 총 184.73㎢에 인구 110만1천명의 거대도시가 탄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