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하이닉스반도체의 대출금을 탕감해 주기로 한 채권금융기관에 대
해 대출금 탕감액을 손비로 인정해 법인세를 깎아주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재정경제부 고위 관계자는 8일 '하이닉스반도체에 대한 대출금 탕감액을
손비로 인정해달라는 채권은행의 요구를 가급적 받아들인다는 방침'이라
며 '현재 관련 법규를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재경부는 채권은행이 대출금 탕감으로 입은 손실을 손비로 인정해 줄 수
있는지 조세특례제한법과 법인세법을 검토하고 있다.
조세특례제한법 44조는 정리계획 인가 등을 받은 법인에 대한 채무 탕감
은 손비로 인정하고 있다.
또 법인세법 시행령 62조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장이 재정경제부 장관과
협의해 정한 대손처리 기준에 따라 금융감독원장으로부터 대손금으로 승인
받은 채권은 법인세법상의 손비로 인정된다.
재경부 관계자는 '조세특례제한법상 과세특례 조항은 기업의 부도를 막
고 정상화를 뒷받침하자는 것'이라며 '하이닉스가 법정관리나 화의에 들어
가지는 않았지만 채권은행의 대출금 탕감도 기업 정상화를 위한 조치인 만
큼 이 조항을 확대 해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조세특례제한법을 확대 해석하는데 무리가 따를 경
우 법인세법 시행령을 적용하는 방안도 있다'며 '그렇지만 하이닉스가 겉으
로는 정상기업이기 때문에 과세특례 조항을 적용할 수 있는지는 충분한 검
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세법상 명확한 규정이 없는 상황에서 관련 규정을 확대 해석하거
나 재경부 장관과 금융감독원장의 재량으로 하이닉스 채권은행에 세금을 깎
아줄 경우 특혜시비가 일 것으로 보인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