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올 추석 분위기는 예년 같지는 않을 것 같다. 연휴 기간에 주말이 겹쳐 짧은데다가 신종플루에 아직은 경기가 덜 풀린 탓도 있다. 구조조정 등으로 이직률이 높아 고향에 갈 명분을 잃었을 사람도 많다. 추석 물가도 예년에 비해 높아 서민들에겐 버겁기만 하다. 그래도 명절은 명절이다. 고향가는 길은 언제나 설렌다. 그곳엔 따뜻한 정이 있고 만남과 나눔이 있어 좋다. 조상의 묘를 찾아 예를 올리고, 식구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곱게 빚은 송편과 부침개를 나누어 먹으며 그동안 못다한 정겨운 이야기들로 밤을 새우기도 한다.

올해 재래시장과 백화점 등엔 손님이 예년에 비해 10%이상 늘어났다고 한다. 이번 명절은 짧은 연휴로 고향에 가지 못하다보니 선물로 대신하는 가정이 많아 택배 물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당초 경기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 올해 물량이 많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추석 연휴가 가까워 질수록 경기회복의 조짐이 보이는데다 수확기와 맞물리면서 과일 배송이 늘어난 것도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신종플루 영향으로 만남 대신 선물을 택한 가정이 늘어난 것도 택배 물량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실제로 택배회사들은 올해 물동량을 지난해 같은 시점과 비교한 결과, 터미널에 따라 30~5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CJ GLS의 경우 지난해 이맘때 하루 배송물량이 약 60만 상자였는데 최근에는 80만~85만상자에 이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탓에 업계는 즐거운 비명을, 택배직원들의 하루는 숨가쁘게 돌아간다. 한 택배기사가 하루에 많게는 200개 이상을 배송할 정도란다. 배송 피크는 이번주 후반까지지만 추석 연휴가 끝나도 배송물량은 당분간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열차 예매도 일찌감치 끝난 상태고 비행기표도 예매가 끝났다. 도로공사측도 교통체증이 어느 때보다도 극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신종플루 등으로 인해 앞당겨 다녀오거나 고향 길을 아예 포기하는 가정도 많아 예상 외로 체증이 덜 할지 모른다는 예측도 있다. 신종플루의 영향으로 불우시설에도 찾는 사람이 눈에 띄게 줄어들어 어느 때보다 쓸쓸한 추석명절을 맞게 될 것이란다. 이번 추석명절에 고향에 가지못하는 대신 이들 어려운 이웃을 찾아보는 것도 뜻있는 명절이 될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