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전철 등의 이용승객 편의를 위해 막대한 예산을 들여 설치한 환승역주차장이 환승역으로서 제구실을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같은 실태는 환승주차장의 위치선정에 문제가 있거나 이용요금의 문제 등 사전에 충분한 실태조사 분석이 이뤄지지 못한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져 환승주차장 설치 및 관리 시스템 개선책이 절실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국감자료에 따르면 국비 54억원, 도비 66억원, 시·군비 195억원 등 총 315억원이 투입된 경기도내 광역환승주차장이 환승역으로서 제구실을 못하면서 지역주민의 주차장으로 전락, 환승이용률이 해마다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환승이용률은 2007년 37.7%였던 것이 2008년 37.1%, 2009년 8월말엔 36.6%까지 떨어진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결국 2009년 기준으로 볼 때 환승주차장을 이용하는 차량 10대중 6대 이상이 환승 목적이 아닌 일반 주차차량이라는 것이다. 도내 10개 환승주차장의 2009년 8월말 기준 환승목적 이용률은 군포역 12.2%, 안양 관악역 20.0%, 의왕역 34.1%, 안산 상록수역 35.3%, 안산 반월역 60.5%, 의정부 회룡역 49.3%에 지나지 않고 있다. 더구나 시흥시의 정왕역·오이도역과 오산시 환승주차장, 양평군 양평역 환승주차장은 아예 2007년부터 무료 개방으로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감사원도 환승수요가 적거나 이용하기 불편한 위치에 환승주차장을 설치하는 사례를 지적했다. 예산만 낭비한 채 환승주차장이 활용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설치업무에 대한 지도 감독을 철저히 할 것을 경기도에 환기시키기까지 했다. 이 같은 환승주차장의 낮은 이용률 제고를 위해 안양시와 군포시는 월 이용요금을 각각 1만5천원, 3만5천원 등으로 낮게 책정해 환승주차를 적극 유도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하지만 기타 시·군의 경우는 환승주차장 이용을 단순 캠페인에만 의존하는 등 적극적인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대중교통 이용률 제고와 주민 편의를 위해 설치한 시설들이 예측부족 등 행정편의 위주의 탁상식 처리로 실용화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예산 낭비뿐 아니라 고질적인 공직자들의 행태로 지적되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