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발 무서운' 천연기념물 천연기념물 제203호로 지정된 재두루미가 찾아오는 곳으로 유명한 김포시 고촌면 전호리 평야지대가 경인아라뱃길 김포터미널 공사로 본래의 모습을 잃어가고 있다. /박현수기자 parkhs@kyeongin.com
[경인일보=김포/박현수기자]국제적인 멸종위기종 2급으로 국내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재두루미의 주요 서식지인 김포시 고촌면 전호리 평야지대가 포클레인과 불도저 등 대형 중장비가 동원된 김포터미널 공사로 인해 완전히 파괴돼 본래 모습을 상실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이사장·윤순영, 이하 야조회) 등 환경단체는 두루미를 살리기 위해 소송도 불사하겠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19일 김포시와 야조회 등에 따르면 경인아라뱃길 김포터미널 예정부지인 66만1천157㎡의 농경지가 지난 7월부터 시작된 공사로 인해 완전히 파괴됐다.

특히 본격적인 공사시점이 재두루미가 도래하기 시작한 지난달 말부터여서 서식지를 잃은 두루미가 각종 중장비가 동원되고 대형 덤프트럭 통행이 빈번한 아라뱃길 구간이나 태리 등지를 떠돌며 지극히 위험한 환경에 노출돼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사업시행자인 수자원공사는 터미널 건설로 훼손되는 농경지는 재두루미가 서식하는 전체농경지의 3%에 불과하다는 말로 상황을 모면하려 하고 있어 야조회 등 환경단체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야조회는 환경피해에 대한 뚜렷한 저감방안 없이 밀어붙이기 식으로 공사를 강행하고 있는 공사의 환경영향평가나 조류조사 결과를 믿을 수 없다며 정확한 조사결과 공개를 요구했다.

야조회는 이와 함께 김포터미널 부지 전체가 법정 보호종인 재두루미의 취식지인 점을 감안해 재두루미 등 야생조류의 피해예방을 위한 합리적 대책과 보전방안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야조회는 이 같은 방안이 마련되지 않아 서식지 파괴가 계속될 경우 소송도 불사할 방침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수자원공사는 "재두루미의 활동공간은 평리들과 홍도평야, 장항습지 등으로 사업구역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어 야조회의 주장은 지나친 감이 있다"고 말했다.

공사는 그러나 "터미널 공사로 훼손되는 면적이 적어 재두루미 등 법정조류의 서식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공사 후 사업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해 시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