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한국토지주택공사 본사에서 열린 국회 국토해양위원회의 토지주택공사 국정감사에서 이지송 사장이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경인일보=최규원·사정원기자]국회 국토해양위원회의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집 없는 서민들에게 양질의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보금자리주택정책이 오히려 집값 견인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질타가 쏟아졌다.

민주당 최규성 의원은 "정부는 저소득층의 주거불안 해소와 무주택 서민의 내 집 마련을 위해 '보금자리주택 150만호 건설계획'에 따라 시범지구, 2차 보금자리 지구까지 발표했으나 그린벨트(78.8㎢) 해제에 따른 보상과 절차 문제 등으로 큰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며 "땅값 보상 협의가 전혀 없이 공급 대책을 마구 내놓은 것은 물론 예상 분양가까지 발표하고 있는데 반값아파트가 되기 위해선 땅값이 낮아져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 보상가 선정을 둘러싼 주민과의 마찰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또 "그린벨트는 도시 인구의 집중과 무분별한 도시의 확산을 방지할 뿐 아니라 자연녹지를 보전함으로써 환경보호 기능을 수행해야 하지만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해 주택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것은 환경훼손 뿐만 아니라 정부가 관심을 가져온 녹색성장과 상반되는 정책으로 분명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이해봉 의원도 "싼 값에 주택공급량을 늘리면 집값 안정에 효과가 있지만 3년밖에 남지 않은 짧은 기간에 정부의 계획대로 보금자리 주택을 공급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특히 주변 시세보다 30~50% 싼 보금자리 주택에 많은 투기 수요가 몰려 집값을 부추기게 될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또 "집값이 너무 싼 게 문제가 아니라 싼 집을 투기에 이용하는 것이 문제"라며 "서민주택을 투기에 이용하는 사람이 있다면 사회의 '공적'"이라고 강조하면서 보금자리주택이 투기에 이용되지 않기 위해 관리 감독이 강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시종 의원은 "시범지구의 공급 가격을 주변 시세에 50~80%로 하겠다고 하지만 강남지역 보금자리주택에 당첨되면 최소 3억5천만원의 시세 차익을 볼 수 있다"며 "이는 연봉 3천만원인 사회초년생이 10년간 한 푼도 쓰지 않고 저축해야 모을 수 있는 돈으로 보금자리주택 당첨을 '로또'라고 불리는 등 한탕주의 만연 및 주택마저도 사행산업으로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사전예약제에서 제시한 주변 시세의 50~80%의 분양가는 토지보상 등 사업에 차질이 전혀 없을 때를 가정해 책정한 것으로 분양 시기를 맞추기 위해 보상가를 높게 책정하면 사전예약자들은 당초 계획보다 더 높은 추가 비용을 부담하거나 청약을 포기해야 한다"며 "강남에서 주변 시세에 반값으로 공급하는 정책선전으로 국민을 현혹하면서도 사업 추진이 안됐을 때의 책임은 전부 국민에게 전가하는 인기 위주의 행정력을 낭비하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