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에 사는 친지분도 이번 주말에 동네사람들 하고 인천대교 관광길에 오른다는 연락이 왔다. 인천대교의 인기를 실감케 한다.
인천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오는 2014년까지 인천대교를 미국 샌프란시스코 금문교, 호주 시드니 하버브리지를 능가하는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주탑을 비롯한 해상구간에 야간 경관조명을 설치해 밤이면 인천 앞바다를 화려한 빛으로 밝힐 계획이다.
시는 월미도, 연안부두, 남항부두, 아암도해상공원, 청량산 등 5곳에는 인천대교를 바라보며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전망공간을 만들고, 인천대교의 영종도 진입 구간 주변인 운서동 해변에는 해상 잔교 형태의 문화·위락단지도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이런 인천시의 구상이 사실 너무 늦은 감이 있다. 인천대교가 건설되는 과정에서 이런 관광인프라 구축에 대한 지역사회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실행속도를 내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여의도 63빌딩의 높이(249m)와 비슷한 인천대교의 주탑, 양쪽 주탑 사이 거리(주경간폭)는 세계 5위인 800m에 달한다. 전체 교량의 길이는 21.38㎞로 세계 7위. 이 자체만으로도 볼거리다.
인천대교는 인천국제공항과 인천을 통(通)하게 했다. 그동안 인천국제공항은 위치만 인천이지 물류와 교통의 흐름이 서울로 이어져 인천과의 연계성이 낮았던 게 사실이다. 인천사람들이 공항을 가려 해도 월미도~영종도 간 뱃길 또는 서구 원창동을 지나 영종대교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시간도 1시간30분 가량 걸렸다.
인천대교가 개통되면서 송도국제도시에서 인천국제공항은 15분 정도에 갈 수 있게 됐다. 서울, 경기 남부지역에서도 인천대교를 이용하면 무려 40분 가량 단축된다.
인천대교는 물류, 교통의 흐름뿐 아니라 사람의 왕래에도 큰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인다.
올해 1∼8월 인천공항 환승객은 155만9천85명. 전년도 같은 기간의 140만명보다 10.7%가 늘어났다. 참고로 지난해 인천국제공항 환승프로그램 이용객은 1만3천500명에 달했다. 그러나 환승투어 이용객 중 인천시내를 다녀 간 이는 4~5% 수준에 그친다고 한다. 인천대교는 공항 환승객들의 인천 나들이도 크게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관광인프라 구축도 시급하지만 관광 프로그램 개발에도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나오고 있다. 숙박시설에서부터 먹거리, 볼거리, 즐길거리 등 관광상품 개발을 서둘러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마침 인천관광공사가 숙박관광 상품 개발에 나섰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현지 여행사와 협력해 숙박관광객 1만5천명을 유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인천도시축전을 계기로 만들어 놓은 '투모로우시티', '도시계획관', 내년에 문을 열게 될 '도시축전 기념관', 송도의 랜드마크 센트럴파크, 중구의 역사문화의 거리, 우수 지역특구로 지정된 차이나 타운, 창작미술 스튜디오인 '아트플랫폼', 서해 낙조 등의 관광상품화 구상이 실행되기를 기대한다. 각종 기념품, 공예품, 지역 농수산물 등 상품 판매장도 필요하다. 인천대교를 활용한 종합적인 관광상품 개발계획 수립과 통합된 조직, 인력 및 예산 확보는 어느 것보다 우선 돼야 한다.
인천대교는 인천의 소중한 자산이다. 남들이 갖지 못한 엄청난 보물을 갖고도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어리석음이 없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