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 레니 쇼트 교수
▲ 미셸 마페졸리 교수
[경인일보=김명래기자]도시와 인간을 주제로 오랫동안 고민한 외국 인문학자들의 시각은 남달랐다.

인천이 귀를 기울여 들을 만한 아이디어가 많았다. 국제도시를 지향하는 인천시가 '우물안 개구리' 신세를 벗어나 시야를 넓히는 일이 시급해 보였다. ┃관련기사 3면

인천세계도시인문학대회 폐회식을 앞둔 21일 오후 2시30분. 하버파크호텔 14층 스카이라운지에서 존 레니 쇼트 미국 매릴랜드대 교수를 만나 1시간가량 인터뷰했다. 그는 저서 '인간의 도시(Humane city)'로 국내에 알려진 세계적 도시지리학자다. 그는 인천이 '중형 도시(middle-size city)'로 가야 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서울과 인천 모두 글로벌 도시를 지향하는데, 인천은 서울과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습니다. 서울보다 인천이 잘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 중형도시로 인천을 키워나가야 합니다."

그에게 '인간의 도시'를 막는 게 무엇인지 묻자 '하나의 메시지가 도시를 지배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경제도 중요하지만, 성장논리 하나에만 매달리는 곳은 인간적인 도시가 될 수 없다"며 "시민의 복잡하고 다양한 욕구를 채워주는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존 레니 쇼트 교수는 "시드니하면 오페라하우스, 두바이는 칠성급 호텔, 상하이는 도시 스카이라인 등이 떠오르는데 인천하면 생각나는 게 없다"고 했다. 오는 2014년 완공될 151층 인천타워가 세계적인 상징물이 될 수 있겠냐는 물음에는 단박에 "역효과가 날 것이다"고 했다. 그는 인천은 관용과 역동성, 휴머니즘을 내세워야 한다"며 "아름다운 도시는 부유한 곳이 아니라 다양한 가치가 숨쉬는 장소"라고 했다.

대회 마지막날 기조연설자인 미셸 마페졸리 프랑스 파리5대학 교수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관계맺기'를 강조했다. 관계(relation)의 어원에는 신뢰(reliance)라는 뜻이 담겨 있다고 했다. 시민들간의, 도시의 각 장소 간의 연계성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번 대회에 참석하면서 인천에 처음 왔다. "송도국제도시의 엄청난 건물과 구도심의 서민적 모습 등 서로 대조적인 풍경을 지난 이틀동안 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미셸 마페졸리 교수는 "서로 반대되는 개념인 '글로벌'과 '로컬'이 결합한 '글로컬' 도시를 구현해야 한다"며 "한편으로는 세계적이면서, 한편으로는 지역정체성을 보존하는 곳이 살아있는 도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