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인문학대회는 2009인천세계도시축전 연계행사로 열렸다. 도시축전 기간 많은 국제회의가 인천에서 열렸지만, 정작 '인천이야기'가 많이 나오지 않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이들 행사와는 달리 도시인문학대회는 기획 단계서부터 인천을 소개하는 일에 집중했다. 도시인문학대회 둘째날에 있었던 '인천탐사'가 그 대표적 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인천대 인천학연구원은 개막 한 달 전부터 참가자들에게 각각 이메일을 보내 인천탐사 일정을 알렸다.
학자들이 탐사를 하면서 관심있게 볼만한 핵심 주제도 제시했다. 이 과정에서 존 레니 쇼트 교수는 '인천의 지도를 구해 미리 보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그는 '한국의 지도'를 소재로 내년 하반기쯤 미국 시카고대출판사에서 책을 낼 계획이 있는데, 인천탐사를 계기로 '개항기 인천 지도와 그 의미'를 분석한 결과를 책에 담으려고 한다.
도시인문학(Urban Humanities)은 아직 학문의 한 분야로 정립된 개념이 아니다. 문학·역사학·철학 등 인문학 전공자들이 모여 도시의 문학, 역사, 예술 등을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것이다. 도시인문학의 개념 정립을 위해서는 인문학의 여러 분야를 전공한 국내외 학자들이 머리를 맞대는 자리가 필요하다. 김동우 서울시립대 도시인문학연구소 교수는 "도시인문학은 여러 분야의 학자들이 만나 토론을 거듭할수록 구체적인 성과를 낼 수 있다"며 "인천에서 처음 열린 이번 행사가 정례화되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도시인문학대회 참가자들은 인천선언을 통해 "인문도시의 이상과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행정당국의 장단기적인 대책 마련과 시행"을 요구했고 "행정가와 (도시)공학자, 전문가, 시민들로 구성된 상시적인 (도시계획) 협의기구를 설치할 것"을 제안했다. 또 "인문학자들이 적극적으로 도시문제에 관심을 갖고 학술적 연구를 통해 도시인문학의 영역과 지평을 확대하고 사회과학, 도시공학과의 학제간 연구를 더욱 활성화해 도시인문학의 연구 성과를 공유"하기로 했다.
김성숙 시의원은 "지금 단계에서 인천의 도시개발사업을 차분하게 되짚어보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며 "참으로 뜻깊은 행사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