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맹위를 떨치는 신종플루 예방백신 접종이 시작된 27일 접종대상이 의료기관 종사자로 국한된 영향인지 서울 시내 병원에서는 혼란 없이 대체로 차분하게 접종이 이뤄졌다.
용산구 한남동의 순천향대병원에서는 소화기병센터 지하강당에서 이날 오전 8시40분부터 전날 야근자와 오랫동안 자리를 비우지 못하는 필수 인원을 중심으로 접종이 시작됐다.
이 병원 종사자 1천200여명 가운데 1천100명가량이 접종 신청을 했지만 병원 측에서 나름대로 순서를 정해놓았는지 갑자기 사람이 몰리는 등 혼잡은 빚어지지 않았다.
접종은 강당 외부에서 문진표 작성을 마치고 발열체크까지 한 뒤 백신 주사를 맞는 순서로 진행됐다.
한 명이 주사를 맞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5초.
반응은 "괜찮다"라고 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었지만, "지금까지 맞아본 주사 중에서 제일 아프다"며 엄살을 떠는 사람도 간혹 눈에 띄었다.
백신을 맞으러 온 감염내과 김태형(41) 교수는 "병원근무자가 감염되면 열흘이나 결근해야 하는데 이럴 경우 병원이 마비되고 보건체계가 무너질 수 있어 맞으러 왔다"고 말했다.
영양과의 이재은(50.여)씨는 "내가 안 걸려야 환자들에게 건강하게 배식할 수 있어서 서둘러 왔다"며 "주변 동료들은 모두 맞겠다는 분위기이며 매스컴에서 자꾸 불안하게 떠드는데 먼저 백신을 맞을 수 있어 좋은 점도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고려대구로병원에서도 이날 오전 9시부터 지하2층 세미나실에서 접종이 시작됐다.
전체 종사자 1천800명 가운데 1천600명이 백신을 맞겠다고 신청했으며, 이들은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로부터 간단한 예진을 받고 나서야 주사를 맞을 수 있었다.
신청자들은 복도 양쪽에 두 줄로 서서 차례를 기다렸으며, 일부는 마스크를 쓰고 긴장된 표정을 짓기도 했다.
김 교수는 "의료진을 가장 먼저 접종한 것은 환자에게 전염시켜 의료 시스템이 마비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대다수 의료진이 환자에 대한 감염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백신을 맞고 있었지만 일부 의료진은 가장 먼저 백신을 맞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순천향대병원의 인턴인 전모씨는 "막연한 불안감을 느꼈거나 지금 감기에 걸린 인턴 동료들은 일부 신청을 하지 않기도 했다"며 "아직 정확한 정보가 없고 막연한 수준이라 불안해하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고려대구로병원의 간호사 정모(25)씨도 "임상실험이 불충분해 안전성이 우려되기도 한다. 더구나 국내에서 1순위로 맞는다고 하니까 더 그렇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를 의식해선지 순천향대병원 김성구 병원장은 이날 오전 10시께 불안감 해소 차원에서 직접 백신을 맞고 가기도 했다.
김 원장은 "부작용이 있다는 괴담도 오가고 불안감이나 꺼리는 분위기가 있다"며 "병원장으로서 먼저 맞아야 직원들이 안심하고 접종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바로 내려왔다"고 말했다.
신종플루 백신접종 첫날 대체로 차분
의료기관 종사자에 접종대상 국한된 영향
입력 2009-10-2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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