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사망한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72. 현 성지건설 회장)은 두산그룹 창업주인 고 박두병씨의 둘째 아들이다.
 
   2005년 검찰에 그룹 내부 비리를 투서해 이른바 '형제의 난'을 촉발시키기도 했던 박 전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가 지난해 중견 건설사인 성지건설을 인수하면서 경영활동을 재개했던 인물이다.
 
   1956년 경기고를 거쳐 미국 뉴욕대 상대를 졸업한 박 전 회장은 1974년 두산산업ㆍ동양맥주 전무이사를 맡으며 그룹 경영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그는 두산산업 사장과 동양맥주 사장, OB베어스 사장, 두산그룹 부회장, 두산산업 대표이사 회장 등을 역임한 뒤 1996년부터 1998년까지 두산그룹의 총수 역할을 맡았다.
 
   그룹 경영에 몸담으면서도 한ㆍ이집트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과 한ㆍ스페인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 국제상공회의소 국내위원회 부회장, 발명특허협회 부회장, 산업기술진흥협회 부회장 등을 지내며 왕성한 대외 활동을 하기도 했다.
 
   석탑산업훈장 및 금탑산업훈장, 한ㆍ스페인 민간공로훈장 기사장, 벨기에 왕실훈장, 한국능률협회 '2003년 한국의 경영자상' 등 박 전 회장에게 주어진 다양한 상훈이 그의 경영 역량을 입증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는 2005년 동생인 박용성씨가 두산그룹 회장에 추대된 데 반발해 소위'형제의 난'을 일으키면서 두산가(家)에서 사실상 제명됐다.
 
   그는 박용성 당시 신임 그룹 회장이 20년간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개인적으로 착복했다는 주장을 담은 투서를 검찰에 제출하면서 이른바 '두산 비리'에 대한 수사를 촉발시키기도 했다.
 
   수사는 박용오ㆍ용성씨를 포한한 오너 일가 전반에 대한 비리를 캐내는 쪽으로 확대됐고 박용오 전 회장 역시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가 입증돼 2007년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80억원의 판결을 확정받았다.
 
   당시 그는 형제인 박용성, 박용만씨와 달리 특별사면에서도 제외가 됐고 최종심에서 감형을 받지 못하는 등 '불운'이 겹쳤다.
 
   이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던 박용오 전 회장은 지난해 성지건설을 인수, 지금까지 경영에 참여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