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초병은 누구고 압구정동 미꾸라지는 누구야?”
주식시장에는 증권사에 소속된 유명 애널리스트들처럼 재조(在朝)의 고수
도 많지만 개인적으로 투자를 하면서 인터넷사이트 등에서 활약하는 재야
(在野)의 고수도 적지 않다.
이들은 ‘재야’답게 본명을 감추는 대신 필명이나 별명으로 더 유명해진
경우가 많다. 이렇게 알려진 별명 중에는 그 사연을 알고 보면 웃음이 절
로 나오는 재미있는 것들도 적지 않다.
한 때 실존인물인지 여부가 화제가 됐던 ‘압구정동 미꾸라지’는 살벌한
선물시장에서 빼어난 위기관리능력을 과시하며 이름을 날린 선물시장의 고
수. 위기관리능력이 탁월해 시장이 변해도 큰돈을 잃지 않는다. ‘미꾸라지
처럼 위험을 잘 빠져나간다’는 평가로 이런 별명이 붙었다. 초기 국내 선
물시장에서는 ‘목포 세발낙지’로 알려진 전 대신증권 목포지점 장기철씨
와 함께 ‘수산물 듀오’로 이름을 날렸다.
싱크풀의 사이버 고수 ‘봉당구’. 이 필명은 그가 대학을 다닐 때 즐겨 이
용하던 당구장 이름이다.
당시 그는 이 당구장에서 내기당구를 통해 차를 한 대 사기도 했다. 증시에
서도 그런 행운이 계속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필명을 사용한다고 한다.
여러 증권전문사이트에서 ‘보초병’이라는 이름으로 활약하고 있는 박동운
씨. 그는 주식시장에서 정보나 실력이 취약한 개미들의 재산을 외국인과 기
관투자가의 공세로부터 지켜주는 ‘보초병’이 되겠다는 의지로 이런 이름
을 스스로 붙였다.
싱크풀 해외증시분석가인 ‘영원한 미소’는 살벌한 주식시장에서 손해를
봐도 늘 웃고 지내자는 의미로 이런 필명을 지었다. 그는 “‘영원한 미
소’라는 미술학원이 하도 많아 내게 미술학원을 운영하느냐고 묻는 사람
이 많은데 절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름만 들으면 재야인사로 착각하기 쉬운 ‘알프레드 박(한국 이름 박일
수)’은 동양증권 소속 투자전략가로 직책은 부장이다. ‘알프레드 박’이
라는 이름도 그가 미국에서 공부할 때 사용했던 이름으로 필명이 아니라 엄
연한 본명. 증권가에서는 줄여서 ‘알박’으로 통한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