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 미국은 내년에 경기를 회복할 것이나 그 발판 마련이 쉽
지 않아 연초 몇달은 계속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경제전문가들이 16
일 내다봤다.
이와 관련해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가 애타게 기다리는 1천억달러 규모
의 경기부양책이 의회에서 확정될 것인지 여부가 주목된다. 그러나 감세
방법 및 실업자 지원 규모를 둘러싼 민주.공화당간 마찰이 이어지는 상황에
서 부양책이 이번 회기중 상원을 통과할 확률이 '50대 50'인 것으로 의
회 간부들이 전함에 따라 경기 회복이 또다른 장애에 봉착할 가능성도 배
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 하원은 앞서 부양책을 승인했다. 미 의회는 금
주에 올해 공식 회기를 마감할 예정이다.
뱅크원의 다이안 스웡크 연구원은 올들어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를 기록적으로 11차례나 낮췄음을 상기시키면서 '내년 1월이면 그 효과
가 강하게 나타나기 시작해 통화 정책에 뒷힘을 보태지 않겠느냐'고 내다
봤다. 통상적으로 금리인하 효과가 본격 가시화되는 것은 조치가 취해진
후 12-18개월인 것으로 지적된다.
스웡크는 '우리 앞에 좋은 것과 나쁜 요소들이 병존한다'면서 따라서 '내
년 1.4분기가 험난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내년에는 경기
가 회복될 것'이라고 장담하면서 '이 과정이 내내 험난할 것이라는 견해들
이 제시되나 나는 그렇게만은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금리, 정
부지출 확대 및 기업재고 보충 등이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
다.
메릴 린치의 브루스 스타인버그 수석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미국 경기의 회
복 시기 및 추세가 내년에 세계 경제의 역동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
서 그러나 9.11 테러가 미 고용에 치명타를 가한 것 등을 감안할 때 '지금
의 경기 침체가 몇달은 이어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또 '올 4.4분기 기
업 수익이 2차대전 후 최저치로 내려간 것으로 보이는 점도 문제'라면서
이 때문에 '감원이 몇달은 이어지지 않겠느냐'고 우려했다. 그는 '경기가
궁극적으로 회복될 것'이라면서 '이번 동절기는 침체가 이어지다가 봄부터
회복세로 돌아서지 않겠느냐'고 관측했다.
메릴 린치는 미국이 내년 1.4분기 마이너스 1% 성장한 후 2.4분기에는 국
내총생산(GDP)이 3%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성장률
은 5%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은 올 3.4분기 마이너스 1.1% 성
장했으며 4.4분기의 경우 하락폭이 더 커진 것으로 잠정 집계된다.
전미제조업협회(NAM)의 제리 야시노프스키 회장도 앞서 '미 경기가 바닥
에 와 있는 것으로 본다'면서 '2002년에 회복되기는 하겠으나 U형의 힘겨
운 형태가 되지 않겠느냐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그는 '성장이 뒷받침되
는 상황에서 기업 투자와 수출도 활성화돼야만 경기가 제대로 회복될 것'이
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상원 지도자인 톰 대슐 의원은 16일 ABC-TV '금주' 프로그램에 출
연해 '금주중 상원의 공화-민주당이 경기부양책에 합의할 확률이 50대
50'이라고 내다봤다. 금주중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상원의 이번 공식 회
기내 경기부양책 승인은 어려워진다.
공화당 하원 지도자인 리처드 아미 의원도 이날 NBC-TV '언론과 대화' 프
로그램에 나와 대슐의 견해에 동조하면서 그러나 '민주당이 타협안을 거부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양당 관계자들도 절충이 쉽지 않음을 지적하면서
그러나 '결국은 타협될 것으로 본다'는 조심스런 낙관론을 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