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선원 28명이 승선한 버진 아일랜드 선적의 화학물질 운반선이 소말리아 해역에서 해적에 납치됐다고 소말리아에 파견된 유럽연합(EU) 함대가 17일 밝혔다.

   EU 함대에 따르면 버진 아일랜드 선적의 화학물질 운반선 '테레사 8호'가 16일 소말리아 근해 인도양 상의 세이셸로부터 북서쪽으로 약 320km 떨어진 해상에서 해적에 납치됐다.

   이 선박에는 약 2만2천300t의 화학물질이 선적돼 있으며 북한인 선원 28명이 승선한 상태라고 EU 함대는 설명했다.

   EU 함대는 보도자료에서 '테레사 8호'가 케냐 몸바사를 향하고 있었으나 해적에 납치된 뒤 방향을 바꿔 북쪽으로 항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케냐 뭄바사에 본부를 둔 `동아프리카 항해자지원프로그램'의 운영자 앤드루 므완구라도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 선원들이 탄 선박이 피랍된 사실을 확인했다.

   므완구라는 "피랍 선박이 뭄바사를 향하던 중 무장 해적들에 납치됐다"면서 "피랍 선박이 소말리아로 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자세한 내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EU 소말리아 함대 사령부 공보과 관계자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재로선 보도자료 이상의 구체적인 내용이 보고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EU 함대는 소말리아 해역에서 상선보호 및 해적퇴치를 하는 EU 사상 최초의 역외 해상작전을 벌이고 있다.

   소말리아 해적들은 올해 들어 주 활동무대인 아덴만 해상과 소말리아 해역에서 170여 차례나 선박 납치를 시도했으며, 이 가운데 35척을 납치하는데 성공했다. 해적들은 현재도 10여 척의 선박과 200여 명의 선원을 억류한 채 몸값을 요구하고 있다.

   소말리아 해적은 국제사회가 함정을 대거 파견해 초계활동을 강화하고 나선 와중에도 최근 인도양 해상의 일기가 양호한 틈을 타 빈번히 선박 납치를 시도하며 다시 기세를 떨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