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판소리 '백범 김구'는 연극연출가이자 국악인인 임진택이 직접 사설을 쓰고 무대의 예술총감독까지 맡았다.
3시간 분량으로 제작된 '백범 김구'는 1부 청년 역정에서 백범의 청년기 동학접주와 애국계몽 활동을 다뤘으며, 2부 임시정부에선 항일 투쟁과 좌우이념을 넘어선 통합정부 수립 등의 내용을 담았다. 마지막 3부 해방시대에선 남북한 통일정부를 수립하기 위한 노력과 흉탄에 쓰러져 서거하기까지 백범의 삶이 담겼다.
'백범 김구'는 정통 판소리와 달리 드라마틱한 이야기 전개 구조를 갖췄다. 분창과 입체창은 물론, 관객이 따라 부를 수 있도록 다양한 형식을 선보였다.
백범과 인천의 인연도 사실감있게 묘사됐다. 명성황후 시해자를 살해한 죄로 인천 감영으로 압송된 백범을 고종 황제가 직접 전화를 걸어 사형 집행을 정지시키는 장면은 단중모리 장단을 통해 긴장감있게 전달됐다. 아니리를 통한 광대의 부연 설명도 당시의 상황을 잘 알려줬다. 경성과 인천간 전화가 백범 사형 집행 사흘 전에 가설되었으며, 이 전화가 없었으면 백범의 삶은 당시에 끝났다는 것.
김호연 이사장은 "백범 김구 선생님의 삶이 우리말과 글의 판소리를 통해 제작돼 더욱 뜻깊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임진택 총감독은 "소재는 비장하지만 해학과 풍자 등 판소리다운 내용과 표현 양식을 개발해 선보였다"면서 "옛 소리를 바탕으로 하되 기존 형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양식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