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목동훈기자]일명 '배다리 관통도로'(인천 중구 신흥동 삼익아파트와 동구 송현동 동국제강 앞 연결도로) 문제가 드디어 해결점을 찾았다. 1998년(실시설계 용역)부터 사업이 시작된 것으로 보면 해결점을 찾는데 11년 넘게 걸렸다. 물론 주민·시민단체가 도로 개설에 본격적으로 반대한 것은 2007년부터다. 그간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배다리 관통도로는 '2020 인천도시기본계획'에 반영돼 있는 남북 교통축이다.

인천은 남북 교통망이 열악한 실정이다. 시는 남북 교통망 확충과 교통난 해소를 위해 이 도로사업을 계획했다. 그러나 주민·시민단체의 반대로 지지부진을 면치 못했다.

'중구동구관통산업도로무효화를위한주민대책위원회'와 '배다리를지키는인천시민모임'이 도로 개설 반대운동을 주도해 왔다.

이들 모임은 도로 개설로 인천 근현대사의 문화와 역사가 훼손될 것을 우려했다. 또한 차량 소음과 먼지가 발생해 주거환경이 열악해질 것을 걱정했다. 도로로 인해 지역이 단절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었다.

인천시는 주민·시민단체 반발을 해소하기 위해 여러 대안을 검토했다. 대안 중에는 '일부 구간 지하화'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많은 비용이 들어 불가능한 것으로 검토됐다고 한다. 2007년부터 주민·시민단체 반발이 거세졌다. 일부 구간 공사가 중단됐다. 같은 해 6월 안상수 시장이 직접 공사 현장을 방문, 대안 마련을 지시한다.

그러나 시는 뚜렷한 대안을 마련하지 못한 채 공사를 재개했다. 주민·시민단체는 시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천막농성을 벌이고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했다.

감사원은 경인전철 하부의 숭인지하차도 높이가 3.6m에 불과해 산업도로 개설에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우등버스와 화물차가 통행하도록 숭인지하차도의 높이를 4.5m 이상으로 해야 한다고 했다.

시 종합건설본부는 대안으로 숭인지하차도 개선, 교량화, 지상화, 지하화 등을 검토했다. 그러나 숭인지하차도 개선과 지상화는 철도와 하수관 때문에 시공상 불가능한 것으로 됐다. 교량화는 민원이 있다. 이 때문에 지하화가 최선책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종합건설본부는 지하차도를 건설한 뒤, 지상구간 일부에는 소공원과 주차장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시가 주민·시민단체 의견을 받아들여 도로계획을 수정한 것은 이례적이다. 시의 이번 결정은 '인천도시철도 2호선 일부 구간 지하화'와 성격이 좀 다르다.

'배다리를지키는인천시민모임'은 동인천역 주변 도시재생사업에 포함된 배다리 일대를 문화·역사지구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시의 '배다리 관통도로 일부 구간 지하화 계획'이 동인천역 주변 도시재생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