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정의종·이호승기자]이명박 대통령이 27일 '특별생방송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세종시 수정론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한나라당에서는 기대와 우려, 비판 등 다양한 반응이 쏟아져 나왔다.

대통령과 대화를 기점으로 세종시 수정론을 둘러싼 여야 대립과 당내 갈등이 변곡점을 맞을 것이라는 판단 하에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또는 유감표명 수위, 여론에 미칠 동향 등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세종시 수정을 지지하는 친이계는 '기대반, 걱정반'의 반응이었다.

대통령이 진솔하게 소신을 밝힌다면 국민 여론을 움직일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그렇지 못할 경우 갈등이 더욱 증폭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한 의원은 "정말 조마조마하다"는 말로 복잡한 심경을 대변했다.

친이 직계 의원은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소신을 밝히고, 국민을 설득한다면 여론을 움직일 수 있다"고 전망했고, 원내 관계자는 "논리보다는 감성적 방식으로 접근하면 세종시 난제를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수도권의 한 의원은 "대통령이 비장한 각오로 소신을 밝히고, 적극적으로 사과 의지를 표명해야 한다"며 "하지만 대통령과 대화가 통상적이고 적당한 수준에 그칠까봐 우려된다"고 밝혔다.

친박계의 반응은 냉랭했다. 뒤늦은 대통령의 사과와 입장표명은 국면전환용으로 비쳐 진정성이 없고, 국민에게 감동을 줄 수 없다는 논리였다. 갈등과 혼란의 소지만 더 키울 것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이처럼 전망이 엇갈리고 있으나 친이·친박계는 대통령과의 대화 이후 여론 향배가 승부처가 될 것이라는 데는 입장을 같이하고 있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이명박 대통령은 내일 있을 '국민과의 대화'를 통해 세종시 원안 추진을 확실하게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당5역회의에서 "대통령은 내일 포퓰리즘에 얽매여 선거 때부터 충청인을 속이고 이용해 온 점에 대해 백배 사죄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만일 부처 이전을 백지화할 요량이라면 백마디, 천마디 사과로도 충청인의 마음을 되돌리지 못할 것이고,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의 위기감이나 불안감도 해소하지 못할 것"이라며 "대통령의 양심이 조금이라도 살아 있다면 국민과의 대화에서 세종시 원안 추진을 당당하게 밝히리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영산강 현장과 나주혁신도시 현장을 방문해 세종시 원안 수정에 대한 반대 입장을 재차 피력한 뒤 혁신도시는 원안 계획대로 추진돼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