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운찬 국무총리가 민관합동위원회와 지난 28일 충남 연기군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을 방문, 주민대표와의 간담회를 마친 뒤 청사를 떠나며 창밖을 보고 있다. 이날 연기군민들은 세종시 원안 추진을 요구하며 정 총리가 타고 온 버스에 계란을 던지며 강하게 반발했다. /연합뉴스
정운찬 국무총리는 28일 "정부는 결코 세종시를 축소하거나 백지화하려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이날 오후 세종시 민관합동위원회 위원들과 함께 충남 연기군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하 행복청)을 방문, 지역주민 대표들과 간담회를 갖고 "정부가 마련하는 세종시 발전 방안은 세종시를 지금보다 더 좋은 도시로 만들려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 총리는 "세종시를 과학, 교육, 경제, 녹색 등이 융복합돼 최상의 시너지가 발생하는 신성장 거점으로 만들려 한다"며 "대덕, 오송, 대전과 연계한 중부권 신성장 클러스터를 만들려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종시가 신생 녹색성장도시가 돼 다른 나라에 아이디어가 수출까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정 총리는 전날 밤 이명박 대통령이 TV로 생중계된 '특별생방송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세종시 사업에 대해 사과하고 수정 추진 의사를 공식화한데 대해 "진솔하고 설득력이 있었다"면서 "자신감이 넘치고 사실을 있는 그대로 말씀하셔서 많은 국민이 공감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정 총리는 "저는 공주군 탄천면에서 태어나 10년을 살다 서울로 유학 겸 이사를 가, 방학 때마다 고향에 내려왔는데 차령(車嶺)을 넘기 어려우면 연기군을 거쳐 9시간이나 걸려 고향에 간 적이 있다"고 자신과 세종시와의 인연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달 행복청 밀마루전망대에 갔을 때는 좋은 땅을 명품도시로 만들어야겠구나 생각했는데, 오늘 헬기를 타고 세종시 현장을 시찰하고서는 지식이 넘치고 일자리가 넘치는 경제도시, 훌륭한 도시로 만들어야겠다는 의지가 더 강해졌다"고 밝혔다.

이어 정 총리와 민관합동위 위원들은 비공개로 주민대표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오송 생명과학단지 건설현장을 찾아 시찰한 후 버스편으로 귀경했다.

한편 행정도시사수연기군대책위원회 등 세종시 인근 지역 주민들은 행복청 입구에서 규탄대회를 열어 이 대통령과 정 총리, 한나라당에 대한 화형식을 갖는 등 세종시 수정 추진에 대해 격렬히 항의했다.

일부 주민들은 정 총리와 민관합동위 위원들이 탄 버스가 행복청 입구에 들어서자 계란과 캔음료병을 수차례 투척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