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이 13일 그동안 야당의 동참을 이끌어내기 위해 일정을 순연시켜왔던 경제청문회를 더이상 미루지 않고 단독 강행하겠다고 밝히고 나서면서 말많고 탈 많았던 경제청문회가 18일 경에는 개막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회의와 자민련 등 공동여당은 이날 야당의원이 불참한 가운데 국정조사특위 전체회의를 열고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는 최후 통첩을 보냈다. 14일 여당 간사회의에서 청문회 세부 스케줄을 논의키로 하고 증인과 참고인 선정문제도 구체적으로 협의키로 했다.

여권이 그동안 야당의 동참을 위해 취해왔던 유화 제스처는 이날 전혀 보이지 않았다. 국민회의 趙世衡총재권한대행과 자민련 朴泰俊총재는 이날 일제히 단독청문회 강행론을 피력해, 청문회에 관한한 여권의 공조가 단단함을 과시했다.

여권이 이처럼 갑자기 유화제스처를 포기하고 단독강행을 외치고 나선 것과 관련 정치권에서는 최근 국민회의에서 제기중인 「엄청난 과거정권 비리」와 연관된 태도 돌변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즉 과거정권 비리 언급이 막연한 對野 압박카드가 아니라는 것이다. 구체적인 증거를 확보해 단독 청문회를 강행해도 소기의 성과는 거둘수 있다는 자신감에 따라 그동안의 對野 유화태도를 수정해, 단독강행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는 분석인 셈이다.

또 그동안 한나라당에 대해 각종 회담을 제의했으나 한나라당이 이를 거부해, 단독 청문회에 대한 명분도 충분히 축적됐다고 판단한 듯 하다. 국민회의는 이날 이와관련된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하는 등 단독강행에 대한 명분쌓기 작업을 마무리하고 나섰다.

여권은 일단 청문회 단독강행 방침이 선 만큼 내실있는 경제청문회를 위해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미 청문회에서 다룰 6개 의제별로 「전담 공격수」를 배치해 놓은 상태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이들에게 당 정책위 실무지원팀에서 취합한 관련자료 일체를 배부하는 등 1차 준비작업도 끝냈다.

특위 위원들도 의욕을 보이고 있다. 청문회가 과거정권의 실정및 비리를 캐는 것인 만큼, 여당에서 「청문회 스타」가 나올 수밖에 없다는 기대 때문이다. 이들은 외부전문가 팀의 아웃소싱을 받으면서 스타로 뜨기 위해 열심이다.

특히 국민회의 위원들은 金泳三전대통령 재임당시 일어난 비리 파악에 전념중이다. 趙世衡총재권한대행이 언급한 「과거정권의 엄청난 비리」를 캐내고 있는 것이다. 金元吉정책위의장, 金民錫, 張誠源의원이 주목을 끌고 있다. 당 정세분석위원장인 金榮煥의원도 주포다.

자민련에서는 李健介의원과 金七煥의원이 기아, 한보사건과 종금사, PCS인.허가 문제 등을 맡아 주로 YS정권의 「비리」를 캐는 임무를 맡고 있다.<尹寅壽기자·isy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