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목동훈기자]인천 배다리를 보존해야 한다는 여론(경인일보 11월30일자 1·3면 보도)과 관련, '배다리를 가꾸는 인천시민모임'이 3일 역사문화지구 조성을 위해 민관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이 모임은 이날 논평을 내어 "인천시 도로과와 종합건설본부가 배다리 관통도로 일부 구간을 지하화하기로 결정했다"며 "시 도시재생국은 '동인천역 주변 재정비촉진계획' 수립 추진을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배다리가 인천의 대표적인 역사문화공간으로 조성되도록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는 중구 신흥동 삼익아파트와 동구 송현동 동국제강 앞을 연결하는 도로의 배다리 관통 구간을 지하화하기로 했다. 시의 이번 결정으로 배다리 일대 문화와 역사가 훼손될 위기는 넘겼다. 그러나 배다리는 시가 추진하고 있는 '동인천역 주변 도시재생사업'에 포함돼 있는 상태다.

이 모임은 동인천역 사업지구에서 배다리를 제외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시는 배다리 일대에 '문화예술촌'을 조성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모임은 "시의 정책 결정이 일방적으로 이뤄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밀도있는 논의를 거쳐 결정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그동안 이 모임은 배다리 일대를 에코뮤지엄(역사문화마을)으로 조성해야 한다고 시에 요구해 왔다. 에코뮤지엄은 생태를 의미하는 에코(eco)와 박물관을 뜻하는 뮤지엄(museum)의 합성어다. 문화와 역사를 보존하고, 빈 점포를 리모델링해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하자는 게 이 모임의 요구사항이다. 현지개량 방식을 통해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는 마을을 조성하자는 것이다.

이 모임은 "배다리를 관통도로로부터 구해낸 것은 시민들의 애정과 참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배다리가 미래세대에게 값진 삶의 유산으로 오래 향유되기를 간절하게 바란다"고 했다.

도로 지하화 계획과 관련해선, "최대한 배다리지역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송림로에 최대한 인접해 지상화하도록 설계되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