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격적인 스키시즌을 맞은 6일 도내 한 스키장을 찾은 스키어와 스노보더들이 슬로프 질주를 하며 겨울낭만을 만끽하고 있다. 그러나 이 스키장 구내매점에서는 고객들에게 주류를 판매하고 있어 음주스키를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전두현기자 dhjeon@kyeongin.com
[경인일보=최해민기자]'술 권하는 스키장, 설원을 가르는 짜릿한 음주스키?'

6일 오전 11시 경기도내 A스키장. 서울과 지척인 이곳은 수많은 스키어들이 몰려 주말 특수를 누리고 있었다. 스키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편의시설 건물 2층 간이식당에는 새벽 슬로핑에 허기를 달래는 스키어들이 줄지어 앉아 있었다. 테이블에는 파전과 함께 소주, 막걸리 등 주류가 버젓이 놓여 있는 채였다. 1층 구내매점 벽에는 '소주, 맥주, 정종'이란 판매 글귀가 붙어 있었다.

같은 시각 B스키장도 상황은 마찬가지. 슬로프와 불과 20m도 떨어지지 않은 콘도건물 지하 편의점과 간이식당에서 주류 판매가 한창이었다. 특히 이곳은 아직 오픈은 하지 않았지만 슬로프와 바로 맞닿아 있는 건물 1층에 술을 주로 판매하는 바(bar)가 있고 2층 간판에는 '단란주점'이라고 적힌 주점이 있었다. 이 두 곳 외에 취재진이 확인한 도내 5개 스키장에서도 콘도건물 지하 등에 있는 편의점에서 주류를 판매하고 있었다.

스키장 개장과 함께 스키 및 스노보드 마니아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지만 대다수의 스키장들이 고객에게 주류를 판매하고 있어 '음주스키'를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에따라 스키장 측이 간혹 걸어둔 '스키장 안전수칙'상 '음주한 경우 이용에 제한을 받을 수 있다'는 문구는 공염불에 불과한 실정이다.

스키장측의 '규제없는' 주류판매는 음주스키와 곧장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한 스키장 슬로프 상단에서 만난 회사원 우모(25)씨는 주머니에서 보온병에 들은 정종을 꺼내 마신 뒤 "몸이 따뜻해져 보드 탈 때 기분이 좋아 항상 (술을)준비한다"고 말했다.

A 스키장의 한 안전요원은 "술 냄새가 과하게 나는 이용객은 출입을 제지하지만 구별하기 쉽지 않고, 강제로 막을 수도 없어 그냥 통과시킨다"고 토로했다. B 스키장 관리자는 "음주스키 현황이 정확히 파악되지는 않지만 현수막과 안내방송을 통해 음주스키를 막고 있다"고 해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상급자의 경우 시속 100㎞가 넘는 속도로 질주하는데 만일 음주상태에서 사고가 나면 영구적인 장애나 사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