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사정원·이호승기자]'세종시'와 '4대강 사업'을 둘러싼 여야 간 갈등이 내부 갈등으로 옮겨붙는 모양새다.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은 9일 정운찬 국무총리의 최근 발언을 문제삼고 나섰고, 민주당 지도부의 일부 의원은 이강래 원내대표를 비판하고 나서는 등 어수선한 모습을 보였다.

홍 의원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세종시에 정부부처가)하나도 안 갈 수도 있고 다 갈 수도 있다'는 정 총리의 발언에 대해 "다 갈 수도 있다는 것은 위헌으로 헌법을 바꿔야 한다. 총리가 어떻게 이런 말을 슴벅슴벅 하는지 걱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정 총리가 지난 7일 예결특위 종합정책질의에서 4대강 사업과 관련, '한정된 재정 여건에서 지역주민이나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가 반대한다면 굳이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발언한 데 대해서도 "말하자면 이것은 '4대강 예산에 투입해 복지 예산이 줄었다'는 야당의 논지와 같은 답변"이라며 "총리의 문제인식이 안이하고 진지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박주선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국토해양위의 4대강 예산 강행처리와 관련, 예결특위를 일단 정상가동키로 한 것에 대해 "말로는 원천무효라면서 예결위에서 심사하는 모순된 행동이 어디 있느냐"며 이강래 원내대표를 직접 겨냥했다.

박지원 정책위의장도 "민주당이 미디어법, 세종시, 4대강, 노동법, 철도노조 파업사태, 예산 등 5대 문제에 대해 타협하지도 투쟁하지도 못하고 넘어가고 있다"며 "사실상 당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을 쏟아내자 이 원내대표는 비공개 회의에서 "공개석상에서 그런 발언을 꼭 해야 했느냐"며 격앙된 표정으로 자리를 박차고 일어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