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규모를 줄여 존속하거나 아니면 국제고·자율형 학교로 전환하는 내용의 개편안이 공립의 입장에서는 교육여건 개선으로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기회라며 청신호로 받아들여지지만, 사립의 경우 학생수 감소로 학교 운영이 불가능해질 경우 존폐의 기로에 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공립인 수원외고 김영익 교장은 "학생 수가 줄고 교육과정이 외국어 중심으로 개편되면 외국어에 적성이 있는 학생들이 진학해 학교 설립목적에 맞게 운영될 수 있고 우수 학생의 쏠림현상도 자연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같은 공립인 동두천외고 김윤수 교장도 "학교 규모를 줄이거나 국제고로 전환하는 것 모두 고려할 수 있다"고 전제하면서 "그러나 입시과열 문제를 학생선발권의 제한으로 해결하려는 발상이 옳은 것인지는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기본 방향에는 동의하면서도 일부 정책적 보완을 제시했다.
이에 반해 사립 학교 관계자들은 자율형 사립고로 전환하게 되면 교사 수급에 문제가 생기고, 학생수 감축이 오히려 과열경쟁을 불러온다는 등의 부작용을 지적하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인천지역의 유일한 외고인 인천외고(사립) 강인수 교장은 "공립의 경우 인건비부터 시설 모두가 국고보조를 받지만 사립은 학생 등록금으로 모든 것을 충당해야 하는 상황에서 학생수를 감축시키면 운영자체를 할 수 없다"며 "외고 개편안에 앞서 사립 외고의 시설비 지원 등 지원정책이 세밀하게 수립돼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강 교장은 "정치권에서는 사립 외고를 사교육비 증가의 주범으로 지목하고 있는데 단지 학생수를 줄이는 것과 사교육비 감소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며 "오히려 학생이 적어지면 내부적으로 경쟁이 과열되는 부작용만 낳을 것"이라며 꼬집었다.
이와 함께 익명을 요구한 도내 한 사립외고 관계자도 "외국어 과목의 내신만으로 학생을 선발하거나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하면 우수한 학생을 확보하기 어려워진다"며 "현실을 너무 인정하지 않은 이상적인 개편안이 될 우려가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