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이 17일 오전 청와대에서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인일보=정의종기자]17일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의 예방을 받은 이명박 대통령은 시종 진지하면서도 극진한 예우로 대했다. 북한 핵 문제에 대해 중국의 협조를 얻어야 하고, 이명박 정부의 '대중국' 사업에 대한 우호·협력도 모색해야 하기 때문이다.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이 대통령은 이날 기후변화국제정상회의를 위해 덴마크 코펜하겐 방문을 앞두고 있었으나 시간을 내 시 부주석을 맞은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중국 시 부주석을 접견하고 조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6자회담을 통해 북핵 문제가 원만히 해결되면 북한 주민의 기본적인 삶 보장에도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과는 과거와는 다른 진지한 자세로 대화하자는 게 내 생각"이라며 "북한도 우리의 이런 진정성을 이해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이동관 홍보수석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한중일 회담과 관련, "실질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서 경제뿐 아니라 평화, 안보, 환경과 같은 문제에 대해 폭넓게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원자바오 총리로부터 지난 베이징 회담 때 북한에 다녀온 얘기를 자세히 들을 기회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시 부주석은 "한중일 3국 정상회담이 두 차례에 걸치면서 많이 발전했다"며 "내년에 한국이 의장국인데 좋은 성과를 내도록 중국도 돕겠다"고 밝혔다. 20여분간의 접견에 이어 조찬에 들어갔다. 조찬은 오전 8시10분부터 50분간 이뤄졌으며 이 대통령이 이날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제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15) 참석차 출국하는 것을 언급, 환경 문제를 중점적으로 많은 얘기를 나눴다고 이 수석은 전했다.

시 부주석은 "코펜하겐 회의에서 아직 각국간 이견이 많은 것 같은데 이를 충분히 수렴해야 한다"면서 "선진국이 개도국에 자본과 기술을 이전하고 빈민퇴치를 도와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중국이 기후변화에 대비해 스스로 노력한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선진국이 근대화 공업화 과정에서 온난화를 발생시킨 과거의 책임은 도외시하고 이제 와서 같이 책임지자고 하는 것은 불공평하다"며 공감을 표시했다.

시 부주석은 "주한 대사에게 모레(19일) 생신이라는 것을 들었다"며 코펜하겐 회의 참석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는 대한항공 특별기내에서 생일을 맞게 된 이 대통령에게 미리 축하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한편 시 부주석은 후진타오(胡錦濤) 현 국가주석에 이어 중국의 차기 지도자로 유력한 인물. 마오쩌둥(毛澤東)→덩샤오핑(鄧小平)→장쩌민(江澤民)→후진타오(胡錦濤)에 이은 중국의 이른바 5세대 대표주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