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이 오는 2018년까지 남한산성 중장기 복원계획공사 마무리 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추진할 방침이지만 공사 차질 등으로 성곽내 곳곳이 심하게 훼손된 채 방치돼 있다(사진:기와 지붕 등이 내려앉아 속살이 훤히 드러나보이는 동문쪽 성곽)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경인일보=최해민기자]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이 중장기 복원계획에 따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는 남한산성 내 성곽 곳곳이 심하게 파손된 채 방치돼 있다.

지난 19일 오후 3시께 남한산성 북문(전승문·戰勝門)에서 장수가 휘하장졸을 지휘하던 동장대(東將臺)터 방향으로 50여m. 고성(古城) 복원시 성벽의 기와와 벽면을 고정하는 시멘트 역할을 하는 강회모르타르가 떨어져 나가 속에 있던 흙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이미 복원을 끝냈다던 동문과 서문 사이 성곽에는 얼핏 보기에도 수년은 돼 보이는 '1996. 5. 16에 ○○다녀간다'라는 화이트펜 낙서가 고스란히 보였으며 북장대터 앞 성곽에는 굵은 매직펜으로 쓰인 'XX'이라는 욕설이 눈에 띄었다.

탐방로 쪽으로 불거져나온 기왓장은 방문객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었으며, 남문(지화문·至和門)에는 산새를 쫓기 위해 쳐놓은 그물에 목조 자재와 돌덩이가 걸려 있어 떨어질 경우 방문객들이 다칠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 성곽 이곳저곳엔 이가 빠진 그릇처럼 기와가 떨어져 나가 있는가 하면 아예 성벽이 무너진 모습도 잇따라 발견됐다.

▲ 북문과 서문 사이 성곽 외부 등산로에 방치된 공사물품.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총길이 9㎞가량 되는 남한산성 내성에는 '○○다녀감', '○○야 사랑해' 등 낙서로 얼룩진 곳이 10여 군데나 있었고, 아예 복원이 이뤄지지 않았거나 한번에 제대로 복원되지 않아 또다시 성곽이 무너지고 기왓장이 떨어져 나간 부분도 많았다.

동장대터에서 외성쪽으로 나가는 암문에는 '낙석의 위험이 있다'는 녹슨 표지판은 있었지만 이를 대비한 안전망 등 낙석방지 장치는 찾아볼 수 없었다.

운동삼아 남한산성을 자주 찾는다는 이모(62)씨는 "수년 전부터 공사를 한답시고 인부들이 왔다갔다 하더니 아직까지 손도 못댄 곳이 많다"며 "부서진 곳도 문제지만 낙서는 작은 관심만 기울이면 곧바로 제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 남문과 동문 사이 멈춰선 복원공사 현장).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경기문화재단 관계자는 "복원공사를 쪼개 발주하다보니 각기 시공사가 공사를 연계하지 않아 차질이 있었던 것 같다"며 "행정감사 때도 지적을 받은 부분으로, 앞으로 복원공사를 면밀히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도와 문화재단은 오는 2018년까지 남한산성 종합발전계획을 모두 3단계로 나눠 복원공사를 마무리하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추진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