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송수은기자]청년층의 외면으로 중소기업 구인난이 심각한 가운데 대기업들이 'ABEEK(공학인증제, 이하 에이빅)' 인증을 받은 공과대학 졸업생들의 입사시 각종 혜택을 부여, 유인에 나서고 있다.

에이빅은 공대생들의 창의력과 설계교육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으로 인증시 전문 능력을 갖추게 되는 장점이 있으나, 일각에서는 대기업들의 유능한 공대생 '입도선매(立稻先賣)'라며 곱지않은 시선도 일고 있다.

(사)한국공학교육인증원은 1999년부터 에이빅 제도를 도입, 현재 서울대를 비롯, 고려대, 연세대 등 전국 56개 공과대학에서 이 제도를 적용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학과별 특성화된 교육 목표에 맞춰 에이빅 인증을 받은 학생들은 적성에 맞는 전문능력을 갖추게 돼, 각종 엔지니어시험 등에서 혜택을 받게 된다.

지난 2005년부터 (주)안철수연구소는 서류 전형시 우대를, 2006년 삼성전자는 직무능력평가시 10% 가산점을 부여하고, 2007년 LG-노텔과 삼성그룹 16개 계열사로 혜택을 확대했다.

아울러 2008년에는 NHN과 2009년에는 KT, SK커뮤니케이션즈에서 서류 전형시 우대 혜택을, 마이크로소프트 및 T-max soft 등에서는 입사지원시 차별화를 협의중이다.

대기업을 선호하는 대학생 특성상 에이빅 인증을 받으려는 학생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이모(21·경희대 기계공학 2년)씨는 "에이빅은 선수-후수(특정 수업을 이수해야만 다음 수업을 수강할 수 있는) 방식의 학교 수업 커리큘럼에 따라 학점따기가 쉽지 않다"며 "그러나 향후 삼성 등 대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학점을 이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공학도들이 더욱 필요한 곳은 중소기업인데, 대기업이 유능한 공학도들을 미리 선점하는 제도로만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A 중소기업 대표는 "학생들이 얼마나 에이빅 인증에 참여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중소기업으로서는 유능한 공학도를 대기업이 선점한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