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활 노출 우려 등으로 인기가 없는 아파트 1층의 분양을 촉진하려고 전용정원을 주는 것처럼 과장 광고했다면 입주자에게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26부(조해현 부장판사)는 박모씨 등 화성시 B아파트 1층 소유자 33명이 대우건설과 시행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박씨 등에게 600만∼1천200만원을 지급하도록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20일 밝혔다.

재판부는 "견본 주택 1층 발코니 앞 정원은 안내 책자에 나온 것처럼 사생활은 보호하고 전원주택 느낌이 들게 시공됐지만, 실제 아파트 정원은 큰 차이가 있다"며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고 분양한 것은 신의 성실의 원칙을 저버린 것"이라고 밝혔다.

통상 아파트 1·2층은 방범이나 사생활 보호 기능이 취약해 기준층보다 낮은 가격에 분양하지만, 대우건설과 시행사는 B아파트 1층 가격을 기준층과 같게 책정했다.

대신 외부에서 집안을 볼 수 없게 키 큰 나무가 빽빽이 심어져 있는 정원을 견본 주택에 설치해 홍보했고 '1층 전면에 정원을 설치해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고 전원주택 같은 호젓함을 선사한다'는 안내서를 배포해 차별성을 부각시켰다.

1심은 "입주자 모집 공고에 '1층 정원은 공유면적으로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다'고 명기돼 있고 관련 광고는 청약을 위한 유인일 뿐 계약에 포함됐다고 볼 수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