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인가구가 20%를 넘고 여성가구주 비율도 22%를 넘어섰다. 부모 없이 조부모와 함께 사는 조손(祖孫)가구도 급증세다.

   결혼을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는 생각을 가진 비율이 28%에 육박했다.

   국내 공교육비 지출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권이었지만 학업 성취도는 국제적으로 최상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21일 이런 내용을 담은 '한국의 사회동향 2009'를 발표했다.
  
◇1인가구.여성가구주 비율 각각 20% 넘어..조손가구도 급증
결혼을 하지 않거나 이혼율이 높아지고 혼자 사는 노인도 늘면서 1인 가구는 1985년 6.9%에서 2008년 20.1%로 급증했다.

   2008년 초혼연령은 남자 31.4세, 여자 28.3세로 10년 전보다 각각 2.6세와 2.3세 높아졌다. 같은 기간 인구 1천명당 혼인건수는 8건에서 6.6건으로 줄었다.

   배우자가 있는 인구 1천명 당 이혼건수인 유배우 이혼율은 1990년 2.4건에서 2008년 4.8건으로 배가 됐다. 65세 이상 노인가구 중에 독거노인가구 비율은 1990년 10.6%에서 2005년 23.2%로 배 이상 늘었다.

   여성가구주 비율도 미혼 및 이혼자가 늘면서 1980년 14.7%, 1990년 15.7%, 2000년 18.5%, 2008년 22.1%로 증가했다. 이 가운데 이혼자의 비중은 1990년 5.6%에서 2008년 16.5%로 상승했다.

   조손가구도 2005년에 10년 전보다 65.1% 늘었다. 부모의 재혼.이혼(45.0%)과 부모사망(20.2%)이 주된 이유였다.

   전체 가족 중 가족과 떨어져 사는 분거가족 비율은 2008년 16.5%였다. 분거 이유는 국내 분거는 직장(58.6%)이, 해외 분거는 학업(71.2%)이 가장 많았다. 배우자나 미혼자녀가 해외에 사는 경우는 전체 분거가족의 11.4%였고 해외 분거 중에는 소득 600만원 이상 고소득층이 36.0%를 차지했다.

   '결혼을 해야 한다'는 가치관은 1998년 73.9%에서 2008년 68.0%로 감소하고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이라는 반응은 같은 기간 24.0%에서 27.7%로 증가했다. 그러나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긍정적인 태도가 여전히 높은 국가로 나타났다.

   2001~2007년 노인인구는 1.4배 증가했지만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노인급여비는 3배나 증가했다. 건강에 관심을 기울이고 만성질환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기대수명과 건강수명 간 격차가 2001년 9.1년에서 2005년 10년으로 증가한 것도 이유로 꼽혔다.

   노인인구 구성비는 2000년 이후 급상승하면서 2010년 11.0%, 2030년 24.3%, 2050년 38.2%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돼 노인의료비 상승세가 계속될 전망이다.

◇공교육 지출 최하위권..사교육비 지출액 소득 따라 8.8배 차이
공교육비 지출은 늘고 있지만 OECD 국가와 비교해서는 여전히 하위권이다. 유아교육은 25개국 중 24위, 초등은 28개국 중 23위, 중등은 29개국 중 22위, 대학은 27개국 중 21위였다.

   그럼에도 학업성취도 순위는 최상위권이며 점수도 국제평균보다 훨씬 높았다. 2006년에 과학영역(7~13위)을 뺀 읽기(1위)와 수학(1~4위)은 세계 5위권에 들었다.

   높은 진학률에도 불구하고 치열한 입시경쟁은 자녀의 상급학교 진학보다 사회적 보상이 기대되는 교육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3년에는 대입정원이 전국 고교 3년생 숫자를 넘어섰다.

   사교육은 성적이 떨어지는 학생이 주로 참여하는 서구국가와는 달리 한국에서는 학업성취도가 높을수록 참여율이 높았다. 실제 2003년 기준으로 한국의 사교육 참여율은 수월 수준 이상이 83.7%였으나 미국은 17.9%에 그쳤다.

   소득수준에 따른 사교육비 지출 차이도 확연했다. 가구소득 100만원 미만 집단의 사교육 참여율은 34.3%에 그쳤으나 300만~400만원에서는 82.2%, 700만원 이상은 91.8%였다.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 지출액은 월소득 100만원 미만에서는 5만4천원이었지만 700만원 이상에선 그 8.8배인 47만4천원이었다.

   교육수준별 취업률은 1980년대 중반부터 전문대가 4년제 졸업자보다 높았다. 그러나 4년제 졸업자의 실업률이 낮은 것은 고용기간이 상대적으로 길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대졸취업자 가운데 업무수준이 자신의 교육수준보다 낮다고 생각하는 경우를 말하는 하향취업 비율은 20~27%로 0%에 가까운 유럽연합에 비해 매우 높았다. 고학력자가 과잉공급되기 때문이다. 전공취업 비율은 인문.자연계열 출신이 낮고 의약계열은 높았다. 4년제보다 전문대의 전공취업비율이 10%포인트가량 낮았다.
  
◇실업률 낮은데도 고용률 높지 않아
우리나라 실업률은 2008년 3.34%로 OECD 평균(6.05%)보다 낮았다. 고용률도 63.8%로 OECD(66.5%)보다 낮았다. 실업률이 낮은데도 고용률이 높지 않은 것은 선진국보다 비경제활동 인구가 많기 때문이다.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41.3%로 주요 선진국보다 낮았다.

   6개월 이상 장기 실업자의 비중은 경기에 따라 등락을 거듭하다가 1999년(18.7%) 외환위기 여파로 급상승했지만 2004년 이후 11% 내외에서 안정되고 있다. 2007년 평균 실업기간은 2.8개월이었다.

   실업자가 한 달 뒤에 구직활동을 중단하고 비경제활동인구로 전환할 확률은 1995년 5.8%였으나 1997년부터 크게 상승해 2006년 현재 12.2%였다. 이는 그동안 장기 실업자의 감소가 비경제활동 상태로 빠져나가는 구직단념자의 증가에 따른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노조의 조직률은 1990년 18.4%에서 2005년 10.3%로 하락했다. 노사관계에 대한 2007년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민 57.3%가 노사관계가 나쁘다고 봤고 노조의 단체행동 방식이 과격하다는 답은 85.8%나 됐다. 그래도 85.6%는 노조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국제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자리로부터 얻는 수입과 승진 가능성에 대해서는 다른 나라 국민처럼 낮게 평가한 가운데 특히 안정성과 재미, 사회기여도, 기술향상 기회 측면에서는 다른 나라보다 더 낮게 나타났다.

   일자리의 질 측면에서 보면 우리나라는 육체노동 강도가 높거나 위험한 근로조건에서 일한다는 비율이 미국과 일본 등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