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20일 서울 용산에서 철거민과 경찰관등 6명의 목숨을 앗아간 '용산참사'가 20일로 1주기를 맞는다.
 
   용산참사 철거민 사망자들의 장례식이 사건 발생 355일째인 지난 9일 치러져 그동안 중단됐던 용산4구역 재개발 사업도 6월께 재개될 전망이다.
 
   유족은 장례식을 치르고 각자 서울과 경기도 지역 등의 집으로 돌아갔다. 20일 용산참사 현장인 남일당에서 열리는 1주기 추모제를 끝으로 현장 농성도 사실상 끝난다.
 
   그러나 검찰수사 기록에 들어있는 경찰의 진압 방식을 놓고 논란이 재연된 데다철거민 유족 측을 대변해 온 용산참사 범국민대책위원회(범대위)는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있어 갈등의 완전 해소에는 좀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 '재개발 정책 개선' 이슈화 = 농성 중인 철거민을 경찰이 진압하는 과정에서농성자 5명과 경찰관 1명이 숨진 용산참사는 철거민, 경찰 유족은 물론 우리 사회에큰 상처를 남겼다.
 
   정부와 서울시, 시민단체 사이에서는 참사의 책임 소재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면서 보상 협상이 마무리될 때까지 첨예하게 여론이 맞서는 양상도 지속됐다.
 
   그나마 지난해 12월30일 보상 합의안이 극적으로 마련되면서 일단 참사로 말미암은 갈등은 일부나마 봉합됐다.
 
   재개발 정책이 투명해져야 한다는 여론이 조성되고 서울시와 정부가 재개발 정책의 손질에 나서겠다고 밝힌 것도 용산참사로 인해 바뀐 점이다.
 
   서울시는 최근 서울시내 재개발, 재건축 사업의 추진 상황과 자금 현황 등 관련정보를 인터넷에서 투명하게 공개하는 클린업시스템 홈페이지를 구축하기도 했다.
 
   재개발 지역내 세입자에 대한 보상 등에 대한 법적 절차도 정비될 전망이다. 정운찬 국무총리는 "재개발 정책을 개선해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며 재개발 정책에 대한 대대적인 손질을 시사했다.
 
   정 총리는 철거민 장례식 당시 "세입자에 대해 휴직에 따른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순환재개발도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 '진상규명' 논란은 진행형 = 겉으로는 사태가 해결된 듯 보이지만 '용산참사'는 몇가지 점에선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상태로 남아있다.
 
   유족과 범대위가 줄곧 요구해 온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등을 둘러싸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범대위는 "장례를 치렀다고 해서 용산참사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진상 규명이 이뤄지지 않았다. 재개발 정책 전환을 위한 활동도 계속하겠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15일 '용산참사'에 대한 검찰수사 기록이 유족측 변호인에게 전격적으로 공개되면서 참사의 책임 소재를 둘러싼 논란은 격화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류일형 범대위 대변인은 "이번주 변호인단과 수사기록 공개와 관련해 협의할 것이다. 이후 회견 등을 통해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범대위는 조직을 앞으로 어떻게 꾸려갈지도 논의하고 있으며, 추모제가 열릴 20일 향후 계획 등을 발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 용산 4구역 재개발은 이뤄질 듯 = 유족과 범대위는 20일 용산참사 현장인 남일당에서 1주기 추모제를 치르고 25일 이전에 현장에서 완전히 철수할 예정이다.
 
   범대위측 세입자 23명도 조합측으로부터 위로금과 보상금을 지급받기로 한 만큼25일 전까지 현장을 떠날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동당 용산4구역 세입자대책위원회(대책위)' 회원 20여명과는 아직 보상금 액수가 합의되지 않았지만, 이 문제도 해결될 것으로 보여 이르면 6월, 늦어도 8월에는 공사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사가 시작되면 삼성물산과 대림산업, 포스코건설 등 3개사는 국제빌딩 인근인한강로3가 63∼70번지 일대에 주상복합 등 초고층 건물 6개 동을 짓는다.
 
   이들 업체는 애초 전체 공사기간을 41∼42개월로 설정하고 작년 6월부터 총사업비 6천억원을 투입해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용산참사로 사업이 지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