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원과 공공시설이 들어서기로 돼있는 부평 미군 반환기지(캠프마켓)에 정부가 수익시설을 만드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지역사회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진은 부평 미군기지 전경.

[경인일보=목동훈·김명래기자]행정안전부가 뒤늦게 인천시의 부평미군부대 활용 계획에 관여하기로 해 지역사회의 반발이 예상된다. 오랜 시간 논의를 거쳐 결정한 부평미군부대 터 활용계획이 '백지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1일 행안부가 발표한 '주한미군 반환기지 활용 방안'의 핵심은 지역사회 성장동력 육성이다. 주한미군 반환기지에 대학과 첨단녹색산업단지 등을 조성해 도시 활성화를 꾀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그러나 부평미군부대 부지는 지난해 2월 이미 토지이용계획이 확정됐다. 지역사회는 부평미군부대 부지가 빨리 반환되기만 기다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행안부가 주한미군 반환기지 활용 방안을 수정·보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부평미군부대 토지이용계획은 지역사회가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민의견 수렴, 시민공청회, 시의회 의견 청취 등을 거쳐 확정됐기 때문이다. 인천시와 부평구는 구민 의견을 반영해 행정절차만 진행했다.

시는 2007년 8월 공원, 종합병원, 경찰서, 수영장 등을 조성하는 내용의 '부평미군부대 활용 방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지역의 종교계·시민단체는 '전면 공원화'를 요구했다.

특히 종합병원 조성 용지 반영을 놓고 갈등이 심했다. 부평미군부대 터에 병원이 들어서면 부평지역에서 병상 과잉 공급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반면 인천의 의료서비스 수준이 높아질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시는 지역사회의 반발이 심하자 부평구에 '주민의견 수렴'과 '토지활용계획안 작성'을 위임했다.

부평구는 2008년 2월 구민 1천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고, 응답자의 53.9%가 '공원을 주로, 일부 공공시설 조성'에 찬성했다. '부평미군부대 활용계획'은 구민 의견이 반영된 셈이다. 지역종교계·시민단체가 '전면 공원화'를 요구한 이유도 구민 의견과 다르지 않다. 이들은 부평미군부대를 '시민의 품'으로 돌려줘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공원'이 갖고 있는 의미는 특별하다.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공시설이기 때문이다. 대학, 산업단지, 병원 등을 조성하면 재원 확보에는 도움이 된다고는 하지만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은 아니다. 시도 종합병원을 지으면 재원 확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주민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병원 건립계획을 포기했다.

지난해 2월 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는 부평미군부대 부지를 공원으로 바꾸는 도시관리계획안을 통과시켰다.

일각에서는 중앙부처가 국비 지원 규모를 줄이기 위해 '공원 조성계획 수정작업'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시 관계자는 "시민들과 합의해 토지이용계획을 짰다"며 "지금에 와서 토지이용계획을 수정·보완하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했다. 또 "인천은 물론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반발이 심할 것이다"고 했다.



■ 부평 미군기지 반환일지

-1996년 5월 미군기지 반환 10만명 서명운동 돌입

-1996년 9월 '우리땅 부평미군기지 되찾기 및 시민공원조성을 위한 인천시민회의' 발족

-2002년 3월 한·미 양국 부평미군기지 반환 결정

-2007년 8월 시민공청회 무산, 부평구 주민의견 수렴 시작

-2008년 2월 여론조사 실시(방문조사)

-2008년 5월 시민공청회 개최

-2008년 6월 부평 미군기지 등 반환공여구역 발전종합계획(안) 행정안전부 제출

-2008년 12월 시의회 의견 청취(원안과 의견 같이 함)

-2009년 2월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 토지이용계획(공원 70%, 공공청사 30%) 결정·고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