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은 8일 개성.금강산 관광 재개와 관련한 첫 당국간 대화를 가졌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양측은 개성 남북경협협의사무소에서 열린 금강산.개성관광 재개를 위한 실무회담에서 오전과 오후에 걸쳐 약 1시간50분간 협의를 진행했지만 관광 재개의 조건을 둘러싼 입장차이를 좁히지 못했다고 정부 당국자는 전했다.
 
   김남식 통일부 교류협력국장이 이끄는 우리 대표단은 이날 오후 5시 경의선 육로를 통해 귀환한다고 통일부는 전했다.
 
   우리 측은 오전 전체회의 기조발언을 통해 고(故) 박왕자씨 피격사건 진상규명,재발방지책 마련, 관광객 신변안전 보장을 위한 제도적 장치 완비 등 '3대 선결과제'가 관광 재개에 앞서 철저히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3대 선결과제 해결을 위해 박왕자씨 사건 현장에 대한 당국자 방문, 남북간 출입.체류 합의서 보완 등 구체적인 조치들이 이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그러나 북측은 '3대 과제는 이미 해결됐다'는 입장을 밝히며 조속히 관광을 재개할 필요성을 주장했다.
 
   북측은 진상규명과 관련 '군사통제구역에 무단침입한 박씨가 초병의 정지 요구에 불응하다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는 설명과 함께 '사건 당시 현대아산 관계자들이현장을 확인하고 시신을 인도해간 것으로 충분하다'는 종전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작년 8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의 면담에서 박씨 사건의 재발 방지를 약속한 만큼 재발방지책 및 신변안전 보장 방안은 더 논의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우리 대표단은 오전회의 기조발언에 앞서 박왕자씨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에게 조의를 표하는 취지에서 묵념을 했다.
 
   북측 대표단은 '함께 묵념하자'는 제의를 수용하지 않았지만 우리 대표단의 묵념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통일부는 전했다.

   금강산 관광은 2008년 7월11일 금강산 관광을 나선 박왕자씨가 현지 군사통제구역 안에서 북한군 초병의 총격을 받아 사망한 직후 우리 정부의 결정에 의해 중단됐다.

   개성 관광은 2008년 12월1일 북한이 남북간 육로통행 제한 등을 담은 이른바 '12.1 조치'를 시행할 당시 북측 결정에 의해 중단됐다.
 
   이후 북한은 지난해 8월 '12.1조치'를 해제하고 개성관광 재개를 천명했지만 정부는 관광객 신변안전 보장 등이 해결돼야 남북간 관광사업을 재개할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