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체국 택배로 명절 선물을 받은 김모(46)씨는 택배 비용을 이중으로 지불하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얼마 전 가까운 거리의 옆 아파트로 이사한 김씨는 택배 기사에게 이전 주소로 선물이 배송됐다는 전화를 받고 다시 현재 거주지로 배송해줄 것을 요청하자 택배기사는 운송비 5천원을 더 요구했다. 김씨는 울며 겨자 먹기로 비용을 또다시 물 수 밖에 없었다.
얼마 전 대형 인터넷쇼핑몰 H업체에서 시댁 어른의 선물을 구입한 주부 이모(37·여)씨도 택배로 곤혹을 치렀다. 직장인인 이씨는 낮 시간대 택배 수취가 곤란해 물건 구입 당시 "오후 7시 이후에 배송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낮 시간대에 찾아온 택배기사는 "H회사로부터 아무런 말을 듣지 못했고 지금 물건을 받지 않을거면 반품하라"며 오히려 화를 냈다. 이씨는 "당시 너무나 불쾌해 물건을 반품했다"며 "쇼핑몰을 믿고 구매했는데 설을 앞두고 있다고 해도 택배회사 서비스 질이 너무 떨어진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설 연휴가 가까워오면서 각종 선물배송 물량이 폭주하고 있는 가운데 택배 피해 사례가 급증, 소비자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8일 우체국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하루 50만6천529건의 소포와 택배를 접수·배송했으나, 설 성수기인 2월 2일부터 7일까지는 하루 90만557통을 운송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대비 16%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처럼 배송 물량이 몰리면서 택배 기사들의 업무 착오로 인한 피해도 발생하고 있지만 일부 택배기사들의 경우 부당한 요금을 요구하거나 배짱 배송을 하면서 시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우체국 관계자는 "김씨의 사례는 택배 기사의 잘못이며, 주소지가 잘못됐다면 올바른 주소지로 다시 무료 배송한다"면서 "앞으로 이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씨의 경우 또한 H 인터넷쇼핑몰 관계자는 "정기적으로 택배 기사들을 교육하고는 있지만 업무가 많을 때는 피해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며 또다른 피해자 양산 방지를 위해 피해 사례를 적극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
경기도소비자센터 관계자는 "평소에 비해 명절 전후로 택배 관련 피해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상품 배송 지연이나 내용물 훼손 등의 불만이 가장 많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