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오전 7시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열린 새얼아침대화에서 강사로 나선 이재창 전 인천시장(현 새마을운동중앙회 회장)이 1960년대 이후 역대 인천시장의 비전과 발전과정의 비화 등을 소개하고 있다. /새얼문화재단 제공

[경인일보=김명래기자]이재창 전 인천시장(현 새마을운동중앙회 회장)이 오랜만에 인천 시민들 앞에 섰다. 10일 오전 7시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열린 새얼아침대화의 강사로 나온 이 전 시장은 사무관시보 시절부터 인연을 맺은 인천의 개발과정 비화와 역대 시장이 마련한 도시 비전 등을 소개했다.

이 전 시장은 시장 등 정책 입안자들이 꿈을 가져야 하며, 추상적인 비전보다는 가슴에 와 닿는 가시적인 것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참여를 불러오는 메커니즘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 전 시장은 "서해안 시대 새만금이 인천과 상생할 수 있을지 경쟁할지 따져야 한다"고 했다. 그는 "새만금 도시와 전남 J프로젝트가 인천의 발전 전략과 대동소이하다"며 "인천이 이것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987년 5월부터 1989년 7월까지 인천시장을 지낸 이 전 시장은 인천공항 조성 과정에 숨겨진 이야기를 공개했다. 1988년 5월 당시 조중훈 한진그룹 회장이 시장실에 찾아왔단다.

"김포공항 대체공항으로 청주를 생각하는데, 그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내륙에 공항을 만들면 소음 문제가 있을 것입니다. 내 생각에 인천 근처에 바다를 매립하면 될 것 같습니다."

조 회장의 이 한마디가 영종도에 국제공항이 건설된 계기가 됐다고 이 전 시장은 설명했다. 이 전 시장은 "허황된 것이라 할지언정 꿈을 계속 꿔야 한다"며 "시민 호응이 있었고 중앙 무대에서 힘이 있는 국회의원들의 도움이 있어 인천공항을 건설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인천이 경기도 김포시 검단면, 영종도 등을 편입할 수 있었던 숨겨진 이야기를 공개했다.

그는 "영종, 용유 지역을 편입하는 계획이 있었지만 경기도의 반발로 쉽지 않았다"며 "당시 정부는 영종, 시화 2곳 중에서 한 곳을 선택해 공항을 만들 계획이 있었는데, 시민과 지역 국회의원들이 도와줘 영종에 국제공항을 지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인천이 신도시 개발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했다. 그는 "개항기 경험으로 인천은 근대화의 시발점이 되고, 문화 자산 측면에서 타 도시와 비교할 때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인천이 개발사업이 필요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시민 품격을 높이는 일을 추진해야 한다"며 "도시를 개발하는 하드웨어와 시민 의식 수준을 높이는 소프트웨어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했다.

한편, 새얼문화재단의 지용택 이사장은 인사말을 하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후보 시절 인천에 와서 '인천사람들을 중요 자리에 많이 등용하겠다'고 약속해 놓고는 지키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